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클리카는 2023년 공동구매 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이커머스 사업 원년’을 선언했다. 지난 9월에는 이커머스 직군에서만 세 자릿수의 대규모 채용 공고를 내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커머스 부문 투자 확대는 이승건 토스 대표가 내건 ‘일상의 슈퍼 앱’ 전략의 일환이다. 금융을 넘어 생활 소비 영역으로 토스 플랫폼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쿠팡과 네이버, 양대 대형사가 실질 지배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토스에 허용될 틈새 시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당 업종의 성패를 가르는 즉시 배송, 이른바 ‘퀵커머스’ 운영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데다 현재는 포털사이트 등 일반 온라인 플랫폼 검색을 통한 고객 유입도 어려워 초기 매출 확보가 더딜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공격적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토스는 자사 커머스 플랫폼인 ‘토스쇼핑’에서 10월 한 달간 전 고객 대상 10% 적립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토스의 커머스 부문 확장에는 지난 7월 기준 3000만 명을 돌파한 토스 가입자 수를 바탕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쇼핑 플랫폼 트래픽(유입량) 확보의 핵심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스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토스 누적 가입자 수는 3000만 명을 돌파했다.
토스는 앱 사용자의 결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쇼핑 추천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는 “이미 토스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기반을 활용해 상품 구매 기회를 제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을 것”이라며 이며 “큰 힘 안 들이고 매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커머스 형태로 오픈마켓을 주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마켓의 한 축인 셀러들(판매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 목소리가 적지 않다. 토스쇼핑은 상품 판매 수수료를 판매 금액의 8%로 모든 사업자(셀러)에게 동일 적용하고, 결제 수수료는 사업자 등급에 따라 결제 금액의 1.6~3%를 부과할 예정이다. 정산 주기는 업계 관행 대비 파격적 수준으로 짧은 ‘구매 확정 후 2영업일’로 설정했다. 다만 셀러들 입장에선 타사 대비 광고비 부담이 크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토스쇼핑은 쿠팡,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광고가 클릭될 때마다 셀러에게 비용이 부과되는 CPC 과금 방식을 쓰는데, 지출되는 광고 비용에 비해 실제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목소리가 많다.
셀러들이 활동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토스쇼핑 플랫폼 입점에 대해 “입점 프로모션으로 판매 수수료가 없을 때 잠깐 수익을 내고 그 후로는 소소하게 매출이 나온다” “한 주에 한 개 팔린다” “광고비가 네이버보다 몇 십 배 빠르게 소진되고 매출은 0원이다” 등 부정적인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토스 앱 내부 트래픽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네이버쇼핑과 같이 검색을 통한 고객 유입이 어려운 점도 신규 고객 확보의 한계 요인으로 지적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자체 앱 트래픽만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토스 앱 내 쇼핑 탭으로만 존재한다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스 관계자는 “셀러의 광고비가 빠르게 소진되는 현상은 토스 앱 내 트래픽이 높고 클릭이 집중되는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보다 정교한 추천·노출 모델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픈마켓의 개방성과 플랫폼 신뢰도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도록 품질 중심의 노출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며 “퀵커머스 영역은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으나 당장은 배송 역량 확장보다 토스 앱 내에서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