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은 국감장에서 공정거래, 노동 문제 등과 관련해 강도 높은 질의를 받았다. 지난 14일 박대준 쿠팡 대표는 납품업체 정산주기 관련 문제와 추가 배송비 관련,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는 ‘한그릇·1인분 배달’ 서비스 관련 가격 조작 의혹에 대해 질의를 받았다. 두 대표는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쿠팡이 이번 국감 최대 화두로 올라선 건 지난 15일 국회 고용노동부 국감장에서 CFS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과 관련한 폭로가 나오면서다. CFS는 2023년 5월 일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노동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취업 규칙을 변경한 바 있다. 1년 이상 근무하더라도 1주당(4주 평균) 근무 시간이 15시간 미만이면 퇴직금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을 바꾼 것이다. 해당 규정이 적용돼, 11개월간 1주 15시간 이상 일한 한 노동자는 마지막 한 달 평균 근로 시간이 1주당 15시간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해 퇴직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가 여럿 나왔다.
이에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은 올해 1월 엄성환 전 CFS 대표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 요청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4월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으로 판단,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퇴직금 문제는 잠시 잠잠해졌다가 당시 사건을 맡았던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가 지난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검찰 지휘부가 핵심 증거를 누락해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했다”고 양심 고백하면서 재점화했다. 정종철 CFS 대표는 문 검사의 증언이 나온 뒤 노동자 퇴직금 기준을 원래대로 바꾸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러니 검찰 개혁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정치권 반응이 격해지고 있다.
쿠팡이 각 분야 공직자를 다수 영입한 것도 조명됐다. 그간의 불공정 영업 방식과 노동자 문제 등을 무마하기 위한 쿠팡의 조치 중 하나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쿠팡은 지난 5월 이후 고용노동부 5~6급 공무원 8명, 공정거래위원회 4급 과장과 5급 사무관, 산업통상자원부 3급 관료, 검찰 7급 출신 등을 영입한 바 있다.

국회에서는 김범석 의장이 미국 국적을 무기로 국감 출석을 피하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쿠팡이 한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최고 의사결정자가 자신의 국적과 관계없이 주요 사안에 대해 책임 있게 답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장은 그동안 국회 출석에 계속 불응해 왔는데 쿠팡이 국내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가진 만큼 외국 국적자라는 이유로 증언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상임위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종합감사에도) 불출석할 경우에는 동행명령장 발부나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고발하는 것까지 포함해 위원장과 양당 간사가 반드시 종합감사에서 출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국민의힘)은 “(김 의장이) 종합감사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은 증인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위원회는 불출석 증인에 대해 의결로 동행명령장 발부 및 강제 연행을 할 수 있다. 동행명령에 응하지 않을 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한국 내 사업은 박대준 대표가 주도하고 있고, 김범석 의장은 현재 글로벌 비즈니스를 담당하며 해외 거주 중이어서 지난 14일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8일 종합감사 출석 여부 질의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