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수석대변인은 “손쉽게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에 이국땅으로 떠나 캄보디아 범죄조직 덫에 걸려 온갖 고초를 겪었을 수 있다”면서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한 가지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각종 피싱에 가담한 범죄자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들을 신속히 데려오는 것이 국민 보호 성과로 포장돼선 안 된다”면서 “피해자 구출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송환자 대부분이 범죄단지 중간책이며, 캄보디아 당국으로부터 체포된 인사라는 점을 지적했다. 캄보디아 당국으로부터 범죄 피의자를 인계받아 송환한 것이 ‘생색내기용 정치 쇼’라는 비판이다.
민주당은 피의자여도 자국민 보호가 우선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월 18일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은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면서 “우리 국민의 추가 피해와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한 조치를 정쟁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해외 체류 국민의 위기 상황에서 신속히 대응할 시스템을 강화하고, 유사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도 했다.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캄보디아 현지 기자회견을 통해 “범죄단지에 들어가면 의사와 상관없이 구금 폭행을 당한다”면서 “우리 입장에서 보면 그분들이 폭력 및 감금 피해자이지만, 한편으론 범죄단체에 들어가 우리 국민에게 사이버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 신분”이라고 했다. 황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냉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한 캄보디아 교민이 ‘정치쇼’ 논란을 제기하면서 김 최고위원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이 교민은 10월 20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캄보디아 구조 실상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영웅 서사’를 만들어선 안 된다”면서 “정치쇼에 교민을 두 번 죽인다”고 김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이 교민은 “김병주 의원은 교민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소셜미디어엔 마치 본인이 구조 작전을 이끈 것처럼 ‘영웅담’을 올려 교민 마음을 더 상하게 했다”면서 김 최고위원이 공개한 사진 속 청년과 관련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진 속 청년은) 피해자가 아니라 캄보디아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문신이 선명한 인물이 구출된 청년으로 소개돼 교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구출 작전과 관련해선) 캄보디아 경찰은 이미 급습 준비를 마친 상태였지만, 한국 측 신호가 오지 않아 구조가 늦어졌다. 정치적 효과를 노린 홍보용 쇼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다.”
그는 “실제 구조는 현지 교민들이 조용히 진행해 왔으며 김 의원은 단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것뿐”이라면서 “정치인이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가 구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병주 최고위원은 “오후 3시에 동포(교민) 간담회가 진행되던 날 오전 11시쯤 구출하려던 정 씨의 소재가 최종 확인됐다”면서 “당일 구출을 위해 자체 상황실을 만들어 캄보디아 고위급 한 분, 외교부 직원, 동포 6명이 같은 테이블에서 현장 상황을 살폈다. 비밀 작전이라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관련 내용을 10월 20일 취재진과 만나 입장을 밝히는 과정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수사해보면 청년들은 가해자이자 피해자일 것”이라면서 “일단 국가는 국민의 생명부터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일단 구출 후 송환해서 수사하고 합당한 처벌 뒤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국가가 도와야 한다”고 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 대표 발언에 대해 “갈라치기 혐오유발 국민밉상 이준석, 개 버릇 남 못 준다더니 그새를 못 참고 친정 국민의힘과 짝짝꿍이 돼 국민을 조폭으로 매도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병주 의원님 멘붕 오셨느냐”면서 “4성 장군이 이렇게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분이었다는 게 아찔하다”고 되받았다.
이런 정쟁을 두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슈가 크게 불거져 일단 자국민을 송환하려는 정부 측 의지가 굉장히 강했던 것으로 비춰진다”면서도 “이슈 뒤에 감춰져 억울하게 구금돼 있는 재외국민들이 많은데, 그들보다 우선순위로 범죄 피의자들을 무더기 송환한 부분은 비판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 현지 한국인 범죄 피의자들을 한국으로 송환해 면밀하게 조사하다 보면,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범죄단지의 범죄 방식을 알고 재발 방지 및 일망타진을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치권이 싸움을 하기 전에 사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댈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외국 구치소에 수감된 한국인들을 송환하는 것은 사실상 감형을 시켜주는 것과 다름 없는 조치”라면서 “외국 현지에서 재판을 받고, 형기를 지낸 다음 송환을 해도 늦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소속 인력들이 한국 현지를 오가며 충격적인 범죄를 주동했다는 점에 파장이 예상된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관련 사건을 단순히 ‘외국에서 일어난 일’로만 치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안방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셈이다.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 박선원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 국민의 현지 인원, 스캠 단지, 인근 한식당 이용 등 현황을 고려해볼 때 범죄 가담자가 1000명에서 2000명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했다.
10월 22일엔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현지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정치권 관심이 과유불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캄보디아 현지의 피해자 구출 관련 실무가 국정감사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잡음이 나왔다. 취재에 따르면, 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이 당장 눈앞에 닥친 국정감사에 역량을 총동원하면서 며칠 동안 또 다시 범죄단지 피해자 구출 관련 현지 실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사실 이 부분은 정치권이 서로 정쟁을 펼치면 안 되는 부분”이라면서 “범죄 근절이라는 측면과 피해자 구출이라는 측면이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이 사건이 ‘누구 탓’인지 따지는 것으론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서 “국정자원관리원 화재 사건 당시에도 ‘네 탓 공방’이 이어졌는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책임 공방이나 정쟁만 이어진다면 국민들 사이에서 정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