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고 있는 로또 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로또 핵심 솔루션 국산화 작업이 시작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고, 대기업 위주의 로또 국산화 사업에 대한 비판여론도 비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로또의 핵심 솔루션은 지난 10년간 해외 기술에만 의존해 왔다. 1기(KLS 컨소시엄) 때는 이탈리아 로또 솔루션 업체인 ‘지텍’이 맡았고, 2기(유진 컨소시엄) 때는 그리스 IT 업체인 ‘인트라롯’이 참여했다. 그동안 해외로 빠져나간 로열티만 150억 원에 달한다.
이에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는 지난 2011년 초부터 시스템 국산화를 추진해 왔다. 공개 입찰을 거쳐 대기업 계열사인 LG CNS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개발비 45억여 원에 계약 기간은 2012년 10월까지였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검증 결과 40여 개의 결함이 발견됐고, 30여 개의 개선 사항이 나타났다. 판매되지 않은 복권에 대한 지급이 이루어진 것인 단적인 사례다. 게다가 추첨 진행시 중간에 임의적으로 데이터를 변경해도 이상 없이 추첨이 진행되는 오류도 발견됐다. 심지어 추첨이 조작되어도 확인할 수 없는 오류까지 나타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LG CNS 측은 “TTA 검증은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발생된 오류를 적발한 것이고 이는 개발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절차”라고 전제한 뒤 “적발된 결함은 지난해 9월 모두 시정 완료됐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 복권위에 납품을 신청한 단계이고 아직까지 납품은 하지 않은 상태”라고 해명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기업 계열사인 LG CNS가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외부 업체에 재발주를 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LG CNS는 (주)오이지와 (주)유텍시스템에 각각 소프트웨어 개발과 단말기 개발을 발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복권위가 대기업의 우수한 인력과 기술력을 믿고 시스템 개발을 맡겼지만 LG CNS는 자체 개발이 아닌 외부업체에 재발주함으로써 시스템 결함과 오류를 양산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하지만 LG CNS 측은 “시스템 개발 제안 단계부터 두 업체가 개발에 참여한다는 항목이 적시돼 있었던 만큼 '재발주'라는 단어는 사실 관계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로 예정된 3기 로또 사업자가 선정될 경우 국산화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런 와중에 시스템 국산화 개발에 큰 결함이 발견되면서 3기 로또 사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 주변에서는 그동안 정부가 공들였던 로또 국산화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3기 로또 사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LG CNS 측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