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사 결과를 보면, 여권 전반의 지지율 하락세는 분명해 보인다. 부동산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고 할 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의 지지율이 반등하기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을 수 있지만 실질적 최종 타결 여부가 불분명해 이것이 지지율 상승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면 이 현상을 국민의힘이 점차 반사이익을 얻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이는 향후 여권 지지율의 반등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한 배경은,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제 지역으로 지정됐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일부 지역이 아닌 전 지역이 토지 거래 허가 대상이 됐다는 사실은, 자신이 힘들게 모은 재산을 거래할 때도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이런 제도를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례는 여태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다. 물론 부동산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가격은 지금보다 대폭 하락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정책을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과거 강남 3구를 허가제로 지정했을 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정책 도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특히 서울의 민주당 강세 지역에 부동산을 보유한 주민들의 불만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도 고민일 것이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가뜩이나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불만을 품고 있던 상황에서 이른바 ‘풍선효과’마저 기대할 수 없게 되니 자신들이 더욱 큰 불이익을 받게 됐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누적된 불만이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으로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런 식의 지지율 상승은 현 정부에 대한 주민의 반발 덕분이지, 국민의힘을 진정한 대안 세력으로 인정해서 나타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국민의힘 역시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다수 국민은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으로 인식하고 있고, 그래서 다시는 우리나라에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란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 1년간 민주당은 ‘내란’이라는 단어를 입에 붙이고 살았으니, 국민들은 내란이라는 표현에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계엄 직후부터 민주당은 내란이라는 단어를 일종의 ‘마법의 지팡이’로 활용했다. 툭하면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몰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이 내란 피로증에 빠지면서 이러한 전략마저 효과를 잃게 됐다. 하지만,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은 국민의힘을 명확한 대안 세력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국민이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으로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그 ‘주역’들과 명확한 선을 긋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장동혁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다. 국민이 잊을 만하면 다시 윤 전 대통령을 상기시키는 이러한 행위는 국민의힘이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 장애가 되고 있다.
정치는 여론을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하는 존재다. 특히 전체 유권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아닌, 다수를 형성하는 중도층과 부동층의 여론을 경청해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자세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