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5일 밤 11시15분 '100분 토론' 대신 특집대담 '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을 긴급 편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MBC는 “25년 전 일어났던 KAL 858기 폭파사건의 진실과 가짜 공작원설 등 김현희 씨와 관련된 숱한 논란들을 김현희 본인을 초청해 특별대담 형식으로 들어볼 예정”이라며 “유가족을 향한 참회의 메시지와 그동안 북한 공작원 마유미가 아닌 한 여인이자 어머니인 김현희로서 살아온 25년 세월의 소회도 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송 대담에는 지난 1987년 11월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김현희 씨가 출연해 당시 사건과 이후 상황 및 녹녹치 않았던 인생 소회를 털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방송 편성 배경을 두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MBC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현희 대담'은 '방문진의 결의에 따른 후속조치'라는 시사제작국장의 발언을 전하며 “이번 방송이 방문진의 공식 결정이 맞다면 이는 명백한 월권행위이며 불법행위”라며 “방문진은 MBC 방송물에 대한 편성권이 전혀 없다. 법적으로 가진 권한은 MBC의 경영에 대한 관리 감독권뿐”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MBC 관계자는 “특집 대담은 지난해 KAL기 사건 25주기를 계기로 기획한 프로그램이며 방송 아이템의 일환으로 이번에 편성됐다”며 “방문진 결정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2003년 11월 방송된 MBC 'PD수첩'은 '16년간의 의혹, KAL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 편을 통해 김현희가 가짜 공작원이라는 내용을 다룬바 있다. 이에 지난해 9월 방문진의 일부 이사들은 당시 방송 제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경위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따라서 오늘 밤 방송될 '김현희 대담' 편은 방송 편성권을 둘러싼 MBC 내부 갈등과 맞물려 KAL 폭파사건과 관련한 새로운 진실이 밝혀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