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력 계열사 동서식품 등의 실적이 반영된 지분법 이익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서의 지분법 이익은 영업이익보다 통상 더 크다. 올해 3분기까지 동서식품의 지분법 이익은 765억 원으로 전년보다 13.3% 감소했다.
맥심 커피믹스 등을 판매하는 동서식품은 동서의 핵심 계열사지만 동서에 종속돼 있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연결대상 종속법인이 아닌 지분법으로 실적을 반영하고 있다. 지분법 이익은 영업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고 당기순이익에만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 동서의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1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은 90.8% 수준으로 압도적인 1위다. 다만 10년여 전부터 본격화된 원두커피 등의 대중화로 커피믹스 시장 자체는 축소되고 있는 양상이다. 동서식품의 매출은 2015년 1조 5065억 원에서 2024년 1조 7864억 원으로 18.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15년 1994억 원에서 2024년 1743억 원으로 12.5% 감소했다.
동서의 주가도 10년째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5년 8월 4만 7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2025년 11월 25일 2만 8350원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 핵심 계열사 동서식품의 주력 상품인 맥심은 외연 확장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해외 수출을 할 수 없다. 1968년 설립된 동서식품은 1970년 외자도입법에 따라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했다. 동서식품은 현재도 외국인투자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지분은 동서와 미국계 몬델리즈 사(Mondelez Holdings Singapore Pte. Ltd.)가 절반씩 가지고 있다. 식품 회사인 몬델리즈 측의 커피 브랜드인 맥심, 맥스웰하우스 등의 상표권을 사용하고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동서식품은 맥심 등의 커피를 판매할 수 있었다.
다만 계약에 따라 동서식품의 커피 관련 상품 수출은 제한된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동서식품이 다른 경쟁사의 점유율을 뺏어오기도 어렵다. 점유율이 90% 웃도는 상황 속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동서의 주주 사이에서 동서식품의 수출 가능성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실제 지난해 몬델리즈 그룹이 커피 관련 사업을 철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동서식품의 맥심 수출길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형성되자 동서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서식품은 “계약상 수출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주가가 17%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동서 측이 수출 길을 여는데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합작사 설립 뒤 양측의 이해관계가 변해 계약 조건을 변경하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벌 회사와 합작사 설립 뒤 계약 조건을 변경하기 위한 절차에 참여했던 한 변호사는 “합작사 설립 후 상황이 변하면서 계약했던 양측이 조건 변경을 두고 협상을 벌이는 일은 자주 있다”면서 “조건 변경이 쉽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 최대주주인 동서가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 입장에서 오너 일가가 국내 시장에만 만족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맥심 수출에 미온적인 행보를 두고 동서 오너 일가의 지분 승계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지분을 넘길 때 주가가 오르면 증여세 등의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동서는 2세 경영인 시대에서 3세 경영인 시대로 넘어가는 추세지만 지분은 2세 경영인이 압도하고 있다.
지난 11월 12일 기준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 김상헌 고문이 16.25%의 지분으로 그의 아들 김종희 부사장의 지분(14.59%)보다 많다. 김상헌 고문의 동생 김석수 감사는 현재 17.37%로 최대주주 신분이기도 하다. 그의 두 아들 김동욱 씨와 김현준 씨의 지분은 각각 2.92%, 2.88% 수준이다.
독점적인 위치에 안주한 가운데 커피믹스 시장이 성장을 멈춘 사이, 동서가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서 한 관계자는 “(주주들에게 제시할 미래 청사진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계약상 수출을 할 수 없다”면서 “맥심 수출을 진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