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루마니아의 칠흑같이 어두운 ‘유황 동굴’에 들어서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놀라운 장관을 목격하게 된다. 동굴 곳곳을 가득 메운 거대한 거미줄, 즉 거미가 만들어낸 거대 도시다.
최근 학술지 ‘지하 생물학’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두 종의 거미가 군락을 이뤄 만든 이 거미줄은 동굴 입구 근처의 좁은 통로 벽을 따라 106㎡에 걸쳐 뻗어 있다. 더욱이 수천 개의 깔때기 모양의 개별 구조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더욱 신비롭게 느껴진다.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의 사피엔티아 헝가리 대학교 생물학 부교수인 이슈트반 우라크는 ‘라이브 사이언스’ 인터뷰에서 “그 거대한 거미줄을 봤을 때 느낀 감정을 말로 표현하자면 감탄, 존경, 감사다. 직접 경험해봐야 그 느낌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이 거미줄에는 테게나리아 도메스티카, 프리네리고네 바간 등 두 종의 거미가 서식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사실 두 종은 한 곳에서 함께 서식하지 못할 만큼 적대적이라는 데 있다. 하지만 이 동굴에서만큼은 이 두 종은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과학자들은 동굴에 빛이 부족한 탓에 거미들의 시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거대한 미로 구조로 이뤄진 지하 동굴에 빼곡하게 들어찬 거미줄을 보면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으스스한 느낌도 든다. 출처 ‘라이브 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