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우는 올해 들어 신상정보가 공개된 11번째 피의자다. 올해에는 성착취 범죄집단 ‘자경단’의 총책 ‘목사’ 김녹완을 시작으로 ‘대전 초등생 살해’ 명재완, ‘서천 묻지마 살인’ 이지현, ‘시흥 흉기살해’ 차철남 등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2010년 제도 도입 이후 올해 가장 많은 피의자 신상공개가 이뤄졌다. 이전까지는 2021년 10명의 피의자 신상정보가 공개된 것이 최다였다.
김영우는 지난 10월 14일 오후 9시쯤 충북 진천군 문백면의 한 노상 주차장에 주차된 전 연인 A 씨(50대)의 SUV 안에서 A 씨를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가 다른 남성과 만난 사실을 알게 돼 격분한 김영우가 A 씨를 살해했다. 김영우는 범행 당일 사전에 약속을 하지 않고 A 씨를 찾아가 퇴근을 기다렸다. 이날 6시 10분쯤 A 씨가 퇴근하자 김영우는 그녀의 SUV에 탑승해 자신의 공장이 있는 문백면의 한 노상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김영우는 A 씨의 시신과 흉기를 실은 채 A 씨의 SUV를 직접 몰고 밤새 초평저수지와 옥성저수지를 비롯한 청주와 진천 일대를 돌아다녔다. 김영우는 이 과정에서 흉기를 버린 것으로 조사됐으나 정확한 장소를 기억하지 못해 경찰은 아직 흉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김영우는 A 씨의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옮겨 싣고 이튿날인 10월 15일 평소처럼 출근해 업무를 처리했다. 6시쯤 퇴근한 그는 거래처 중 한 곳인 충북 음성군의 한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A 씨 시신을 마대에 담아 유기했다. 시신은 4m 깊이의 펌프에 밧줄로 묶인 상태였다. 이어 김영우는 범행 흔적이 남아 있는 A 씨 SUV를 10월 16일부터 자신의 거래처 2곳을 오가며 천막으로 덮어 숨겼다. 거래처에는 자녀 차량을 맡아 달라며 둘러댄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계획범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오폐수처리조 4m 깊이에 시신을 마대자루에 넣고 밧줄로 묶어서 고정을 시켰다는 것은 나중에 시신이 부패하면 부력에 의해서 위로 뜰 가능성을 방지하는 동시에 시신 부패가 평상시보다 훨씬 빨리 진행되게 만든 것”이라면서 “범행 당일 타인의 유심을 사용한 점, 격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범행 당시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점, 외부인이 접근하기 힘든 장소에 시신을 은닉한 점 등도 계획범행의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2월 4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된 김영우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청주지검 청사에 도착해 “심경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범행이 들통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날(들통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느냐”고 묻자 “죄송하다. 피해자 가족에게 어떤 마음으로도 용서를 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충북 청주와 진천 등에서 오폐수 처리 관련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우는 지역사회에선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진천 일대에서는 ‘재력가’로 통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2019년부터 거의 매년 기부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 그는 2019년 지역 장학회에 100만 원을 시작으로, 2021년 200만 원, 2022년 300만 원, 2023년 300만 원, 2024년 500만 원, 올해 500만 원 등 총 1900만 원을 기탁했다.
또 김영우는 2023년 9월 법무보호대상자(형사처분 또는 보호처분 받은 사람)의 건전한 사회복귀와 지역사회 재범 방지 예방 활동을 위해 공공기관에 300만 원을 후원했으며, 2024년에는 해당 기관과 법무보호대상자 고용 기회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올해 4월에는 문백면을 찾아 150만 원 상당의 백미 150kg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가 진천군에 낸 고향사랑기부금 500만 원에 대한 답례품을 받아 다시 지역에 기탁한 것이다. 고향사랑기부금은 지자체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기부자에게 세액 공제와 답례품을 제공하는 제도다.
김영우는 올해 진천군에 장학금과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하면서 “우리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히 선행을 베풀어 온 김영우의 이면에 전 연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하는 잔인성이 숨어 있었단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