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펌들이 소송인단 모집에 나서는 이유는 현행 소송 제도가 ‘공동소송’ 형태이기 때문이다. 공동소송은 소송에 직접 참여해 이름을 올린 원고만 승소 시 배상을 받을 수 있다. 피해자가 다수여도 개별 피해액이 적으면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에 유리한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러 로펌이 제각기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보니 같은 사안임에도 재판부마다 결론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면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중 일부가 대표로 소송을 진행해 승소하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피해자들도 판결의 효력을 공유하여 일괄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 경우 하나의 소송으로 병합되기 때문에 사법 자원의 낭비를 막을 수 있고 모든 피해자가 빠짐없이 배상받을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집단소송제 도입에 찬성하는 쪽은 소비자 피해 구제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은 물론, 기업들에 강력한 재발 방지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2대 국회에는 이미 백혜련, 박주민, 전용기 의원 등이 발의한 ‘집단소송법안’과 ‘소비자집단소송법안’ ‘개인정보관련 집단소송법안’ 등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들은 증권에 한정된 소송 대상을 소비자 분쟁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 전 분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재계는 ‘소송 남발로 인한 기업 경영 위축’을 이유로 반대한다. 2020년 법무부가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를 전 분야로 확대 도입하는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을 당시에도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다만 12월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과징금 상향과 집단소송제 입법 확대를 주문하면서 2005년 제정된 집단소송제가 개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제도 도입 시 소송요건이 엄격하고 절차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한계를 충분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소송 제외 신고 기회를 명확히 고지하는 등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