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은 가평군 관내 조경업체 A사와 B사다. 이들 두 업체는 법인 소재지와 대표이사 주소가 동일하며, 대표자 또한 부부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업체는 가평군에서 조경 관련 사업을 가장 활발히 수행해 온 곳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4년간 가평군과 체결한 공사·용역 계약 규모는 약 4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에도 11억 원대의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계약 집중 현상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평군 내 조경업체가 10여 곳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 두 업체에 일감이 과도하게 쏠리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더욱이 두 업체 중 부인이 운영하는 B사는 ‘여성기업’ 지위를 활용해 수차례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계약이 집중된 배경과 절차의 공정성을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계약 추진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정황도 포착됐다. 가평군 계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B사는 지난해 12월 1일 5천만원 규모의 공사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했다.
해당 사업을 추진한 부서 관계자는 “당초 사업 견적이 7천만 원 수준으로 나와 예산 부담이 컸다”며 “이에 따라 5천만 원 미만 수의계약이 가능한 여성기업을 추천받아 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추천 후보 업체 중 한 곳이 부부 관계인 남편의 회사였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업계에서는 계약 절차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형식상으로는 별도의 법인이지만, 사실상 동일한 이해관계자가 추천 명단에 포함된 것은 수의계약을 유도한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앞서 본지는 이른바 ‘법인 쪼개기’와 여성기업 인증 악용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도해 왔다. 여성기업 우대 제도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가족 경영이나 특수관계 법인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용될 경우 제도 본래의 취지가 훼손되고, 정당하게 경쟁에 참여하는 다른 업체들의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제도 취지 무색케 하는 ‘법인 쪼개기’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여성기업 우대 제도를 악용한 전형적인 ‘법인 쪼개기’ 사례로 보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가족 경영 업체의 일감 집중 수단으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경업체가 많지 않은 지역 특성상 특정 부부 업체가 수십억 원 규모의 계약을 가져가는 구조는 사실상 특혜”라며 “이는 정당하게 경쟁하는 다른 업체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논란의 본질이 수주 결과 자체보다 계약 행정의 투명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체 추천이 어떤 기준으로 이뤄졌는지, 견적 조정 과정은 적절했는지, 이해관계자가 배제됐는지 등 계약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평군은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계약을 체결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해명이 반복되면서, 사안의 중대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 안팎에서는 유사한 계약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의계약 추천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여성기업의 실질적 경영 여부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