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부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판단을 내렸다. 우선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탄핵소추 의결로 권한이 정지돼 대통령으로서 직무 권한을 갖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경호처 직원에게 의무가 없는 일을 시켰다”고 판단했다.
공수처 2차 체포 영장 집행 과정에 대해서도 “영장 집행이 위법하다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은 경호처 부장급 직원들과의 오찬에서 위력 순찰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김성훈 등은 경호처 대테러부장에게 실제로 위력순찰 지시했다. 이는 피고인이 김성훈 등에게 시켜 경호처 공무원들에게 의무에 없는 일 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내란죄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권이 없다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대통령은 내란과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만 규정하고 있고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제한하고 있진 않다”며 “형사상 소추와 수사기관의 수사는 분명히 구분되고 공수처는 대통령 직권남용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와 관련해 재판부는 “모든 국무위원은 국무회의 구성원으로 국정을 심의할 권한이 있다”며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소집하는 경우 전원에게 소집을 통지해야 하고,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 통지하면 그 심의권이 침해됐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후 이를 폐기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에 대해서는 “계엄 선포문은 대통령 기록물에 해당하고 공문서이므로 공용서류에 해당한다”며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가 공모해 문서를 폐기한 행위는 대통령기록물법 및 공용서류손상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선고를 마친 뒤 “판결은 반드시 재검토 돼야 한다”면서 “당연히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죄 판결 논리 그대로 유지된다면 향후 어떤 대통령도 위기 상황에서 결단 내릴 수 없게 된다”며 “통치 행위를 언제든지 범죄로 하는 판단은 법치 완성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