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씨는 리모델링한 건물의 전세가를 시세보다 높게 책정해 세입자들을 끌어모았다. 김 씨는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 등을 챙긴 뒤, 해당 건물을 제3자에게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갭투자자’들에게 건물을 넘겼다.
특히 김 씨가 운영한 ‘A부동산’은 세입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 A부동산 소장이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특약 계약서까지 작성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세입자들은 공인중개사가 직접 책임지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에 속아 안심하고 고액의 전세를 계약했으나, 정작 보증금 사고가 터지자 부동산 측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김 씨는 건물을 매입한 투자자들 역시 기망했다. 그는 매입자들에게 “나중에 시세보다 비싸게 팔아 차익을 남겨주겠다”거나 “세입자들이 나갈 때 보증금은 내가 책임지고 돌려주겠다”며 매수를 독려했다. 보증금 반환 의무를 인지하고 건물을 산 매입자들조차 김 씨의 ‘책임지겠다’는 말만 믿고 계약을 체결했다가 보증금 미반환 사태와 엮이게 됐다.
현재 경찰이 파악한 공식 피해 규모는 세입자 26명, 전세보증금 미반환 피해액은 20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피해를 입은 건물 중 일부에 국한된 수치로, 이들이 관리한 다른 물량까지 합치면 규모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성준 깡통사기·전세사기 경북 피해자대책위원회 대표는 “자체 조사 결과 현재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한 피해자는 약 1500명에 달하며, 인당 평균 피해금액은 7000만 원 정도다. 실제 피해액은 1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