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되면 법률상 모든 허가가 의제 처리돼 숙박시설, 야영장, 음식점, 체육시설 등 광범위한 시설을 갖출 수 있는 관광벨트를 조성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관할 지자체인 남해군의 행정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휴양지가 되는 것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관광지는 법률적인 규제가 많은 지자체 관할 관광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법적 규제가 완화돼 적용된다. 많은 특혜를 받는 휴양지이기 때문에 준법적인 차원에서 보다 철저해야 하지만 남해편백휴양림은 그러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남해편백휴양림은 공간정보관리법(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81조(지목변경), 공간정보관리법 시행령 제67조(지목변경 신청)에 따라 토지의 형질변경 등의 공사가 준공된 경우에 60일 이내 지목을 변경해야 하지만 1998년 12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998년은 공간정보관리법 위반에 대한 처벌 조항까지 있었던 때라 산림청이 정부 부처라는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이를 방관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야영장업의 등록·관리법률은 관광진흥법으로 소관부처에 따라 적용 법령이 달라진다”며 “국립남해편백휴양림은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에 따라 등록된 야영장으로서 같은 법 제13조에 따라 국유림에 해당하며, 토지 지목은 임야로 유원지로의 지목변경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전했다.
산림청의 답변이 오류가 있다는 점은 곧바로 확인됐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이 2005년 8월 4일 제정돼 공표돼 1년 후 시행됐기 때문이다. 1998년 12월 이후 사용 승인된 휴양지가 해당 법률에 의거해 등록된 야영장이라면 미래로 가서 등록하고 과거로 돌아와 휴양지로 운영하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인 셈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남해편백휴양림 내 도로는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차단기와 건물을 건축하는 등 아무런 제약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굳이 차단기가 필요하다면 휴양림 입구에 설치하면 되는데, 관련 법령까지 무시하며 버젓이 도로에다 설치해 놓은 것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도로 무단 사용 문제에 대해 “산림법 제31조 제6항 및 동법 시행규칙 제29조 규정에 의거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됐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문제가 된 도로 구간은 자연휴양림 지역·지구로 지정되지 않았다.
해당 도로는 1957년 9월 30일 신규 등록된 국토부 소유의 남해군 군도 11호선이다. 산림청은 국토부가 관리하는 도로를 막을 권한이 없는데도 차단기와 건축물을 설치하는 등 국유재산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저지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