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심은 A 씨의 또 다른 혐의인 '음주 측정 거부로 인한 준수 사항 위반' 부분만 유죄로 보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2011년 2월 청소년 성범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A 씨는 형 집행을 마친 뒤 15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았다.
이후 그는 2022년 11월 법원으로부터 준수사항에 '2022년 11월 15일부터 2025년 11월 14일까지 매일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에 주거지 이외로 외출을 삼갈 것'이라는 추구 명령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A 씨는 2023년 1월 17일 오후 11시 30분쯤까지 한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택시를 잡지 못해 도보로 자정을 10분 넘겨 귀가했고, 검찰은 A 씨를 외출제한 준수사항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전자장치 부착법에 따르면 피부착자 또는 보호 관찰대상자가 준수사항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1, 2심 재판부는 A 씨의 외출제한 준수사항 위반에 대해선 "외출 제한의 취지는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 씨가 단 1회 자정을 10분 넘겨 귀가한 것을 두고 '외출을 삼가지 않았다'며 준수사항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고, 고의로 제한 시간에 나갔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는 A 씨가 택시를 잡지 못해 도보로 이동해야 했던 점, 자정 약 3분 전에 보호관찰소에 연락해 약 10분 늦게 귀가한 사실을 알린 점, 이에 관찰소 직원이 출동해 A 씨 행동을 관찰한 점 등이 고려됐다.
특히 1심 재판부는 '삼가다'의 사전적 의미(꺼리는 마음으로 양이나 횟수가 지나치지 아니하도록 하다)를 언급하며 "절대적으로 외출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반면 대법원은 전자장치 부착법의 목적,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특정 시간대에 주거지 이외로 외출을 삼갈 것''이라는 표현을 사실상 '해진 준수 기간 특정 시간대엔 원칙적으로 주거지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와 같은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부과된 준수사항 내용, A 씨가 교육 또는 안내받은 내용, 준수사항을 위반하게 된 구체적인 동기와 경위, 위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전자장치 부착법의 외출제한 준수사항을 위반한 때에 해당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며, 고의도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전자장치 부착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면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 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함께 기소된 음주 측정 거부로 인한 준수 사항 위반 부분도 함께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두 혐의가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으로 선고돼야 한다는 취지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