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일본 여행 도중 서희원에게 가벼운 미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불과 며칠 만에 패혈증으로 악화됐다. 서희원은 여행 닷새째 되는 날인 지난해 2월 2일 세상을 떠났다. 서희원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결정적인 도화선이 된 질환이 임신중독증이라고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셀럽병사의 비밀’에서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은 임신중독증이 사망의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낙준은 필명 ‘한산이가’로 활동하는 소설가로도 알려져 있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원작인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를 그가 썼다.
이낙준은 서희원이 평소 선천성 심장 질환인 ‘승모판 일탈증’을 앓고 있었고, 출산 당시에는 임신중독증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점을 주목했다. 이낙준은 “피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심장이 더 세게 펌프질해야 해 심장 과부하와 피로 누적으로 기능이 저하된 상태였을 것”이라며 “임신중독증이 비극의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 심장 질환은 임신중독증 위험을 높이고 임신중독증은 다시 심장 질환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돼 뇌와 심장에 상당한 타격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여행에서 가벼운 미열 증상이 있음에도 서희원은 온천욕을 했다. 온천욕은 혈관 압력을 높여 약해진 심장에 과부하를 줄 수 있다. 이낙준은 “심장이 약한 사람은 폐에 염증이 생기면 폐가 딱딱해지고 폐혈관 압력이 높아진다. 심장 부담이 급증하면 심부전이나 폐부종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중에 고혈압과 단백뇨가 발생하는 경우를 지칭하는데 정확한 의학용어는 아니다. 임산부의 약 5~10%가 임신 중 고혈압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통계가 충분히 축적돼 있지 않다. 임신 중 고혈압 질환은 태아와 임산부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합병증이 무섭다. 임산부에게는 신장 기능 장애, 태반조기박리, 만성 고혈압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태아에게는 자궁 내 태아 성장장애, 조기 출산, 사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좁은 의미의 임신중독증은 전자간증(자간전증)이지만 넓게 보면 여러 질환으로 구분된다. 우선 ‘임신 중 만성고혈압’이 있는데 이는 임신 20주 이전에 이미 고혈압이 있거나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이며, ‘임신고혈압’은 임신 20주 이후에 새로운 고혈압이 진단되었으나 단백뇨는 없는 경우다. ‘전자간증’은 임신 20주 이후에 고혈압 진단과 동시에 단백뇨가 있는 경우고, ‘만성고혈압과 전자간증의 중첩’은 임신 전 만성고혈압이 있는 환자에게 전자간증이 발병한 경우를 뜻한다. 또 고혈압, 단백뇨에 더해서 경련까지 발생하는 ‘자간증’이 있다.

임산부가 산전검사를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할 때마다 혈압과 소변검사를 시행하는 이유는 조기에 전자간증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혈압이 상승하거나 소변에서 단백성분이 검출될 경우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임신중독증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는 분만이다. 임신과 관련된 질환이라 임신 종료와 함께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임신성 고혈압이나 중증이 아닌 전자간증은 임신 37주 분만, 중증인 전자간증은 임신 34주 분만이 권고된다.
출산이 어려운 임신 34주 이전에는 태아의 조산 위험성과 고혈압 관련 질환의 진행으로 인한 태아와 산모의 위험성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이미 질환이 많이 진행됐거나 발작을 일으킬 경우 주수와 무관하게 무조건 분만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중증의 전자간증에서는 경련발작을 일으키는 자간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항경련제를 사용하는데 황산마그네슘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분만 전까지는 입원 치료가 권고된다. 안정을 취해 혈압 상승을 막아야 질환이 중증으로 이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고, 태반조기박리와 자간증 등 예측이 어려운 합병증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산후 관리도 중요하다. 분만 후 적어도 72시간 동안 혈압을 측정해야 하며, 분만 후에도 일주일에서 10일 뒤 혈압을 재측정해야 한다. 분만 후에도 고혈압이 지속될 경우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전자간증을 앓은 여성은 향후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확률이 2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출산 후에도 꾸준한 건강관리와 정기검사가 필요하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