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분쟁은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 내 산업시설용지 매매계약에서 비롯됐다. GH는 2007년 체결된 양해각서(MOU)에 따라 산업단지를 조성했고, 삼성전자는 2012년 7월 약 289만㎡ 부지를 1조 4893억 원에 매수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GH가 개발사업 시행자이자 부지 매도인이고, 삼성전자가 매수인이다.
갈등은 준공 이후 최종 매매대금 정산 과정에서 발생했다. 2017년 2월 GH는 직접비(실제로 들어간 비용)와 간접비(인건비·관리비·자본비용 등 간접적으로 발생한 비용)를 더해 삼성전자에 1214억 원을 추가로 내라고 통보했다. 1000억 원대 추가 부담이 발생하자 삼성전자는 조성원가 산정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GH가 삼성전자 의견을 수용하지 않자 삼성전자는 잔금을 내는 동시에 GH를 상대로 정산금 외 추가 산정분까지 포함해 1407억 원 반환을 청구했다.

법원은 직접비는 실제 지출액을 기준으로, 간접비는 조성원가 산정지침에 따른 요율을 적용하기로 한 합의는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GH가 간접비 중 자본비용을 계산하면서 사업 기간 전체에 같은 이자율을 고정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법원이 재산정한 결과 GH가 매매대금 483억 원을 초과 수령한 것으로 판단돼 GH에 반환 판결이 내려졌다. 양측이 항소하지 않아 지난 2월 6일 판결이 확정됐다.
2024년 11월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종배 도의원이 “(GH는) 삼성과 싸워서 이길 자신이 있느냐”라고 질문하자, 김세용 전 GH 사장은 “저희 의견이 맞지 않았다면 진작 결론이 날 사항”이라며 “삼성전자가 소를 제기한 지 거의 8년이 되어 가는데 그동안 최종 정리가 안 된 걸 보면 저희한테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GH와 삼성전자 간 소송은 경기도의회 감사 단골 소재였다. 지난해 11월 GH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용진 GH 사장은 삼성전자 소송과 관련해 “항소 시 대형 로펌 선임을 포함해 철저히 대비하고 법무 기능 강화 방안을 조직 개편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GH는 항소를 포기했다. GH 관계자는 “법무·회계 전문가 등의 자문 및 공사 내부 검토 결과 항소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GH는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와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2021년 이후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GH의 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말 2981억 원에서 2024년 말 8조 9213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GH의 부채비율은 130.1%에서 267.6%로 늘었다. GH는 2024~2028년 27조 8000억 원 규모의 3기 신도시 및 대규모 택지 개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라 당분간 외부 차입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 공기업은 개발 사업이 막바지에 이르면 용지매각대금이나 분양대금 등 개발이익으로 차입을 갚는다. 다만 부동산 경기와 사업 시행 시기에 따라 개발이익 변동성이 크다. 지난해 9월 김용진 사장도 취임사에서 GH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재무건전성 개선을 꼽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앞서의 GH 관계자는 “해당 소송 건을 우발부채로 관리해 매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반영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왔다.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CEO(최고경영자) 주재 리스크 관리회의를 통해 재고자산 매각 실적 등을 지속 점검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