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개정된 상법은 2011년 이전 체제로 돌아가면서도 예전에 있었던 ‘우회로’는 완전히 차단했다. 먼저 신규 취득 분은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이 원칙이다. 기존 보유분은 법 시행 후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하거나 정당한 사유를 입증해 처분해야 한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이사에게 5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주주들은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
현재 상장사들의 자사주 보유 비중과 대응 전략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뉜다. 먼저 삼성물산, 현대차, 기아 등은 법 시행 전부터 이미 대규모 소각을 진행 중인 우등생들이다. 삼성물산은 2026년 3월 예정된 2.3조 원 규모의 소각을 포함해 보유분 전량을 없애는 ‘클린 자사주’ 정책을 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매년 수조 원의 이익을 자사주 매입 후 즉시 소각에 투입하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연히 이들 기업들의 주가도 최근 많이 상승했다.
SK(주), LG, CJ 등 지주사들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확보한 자사주가 많지만 아직 처리 방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SK는 자사주 비중이 24%에 달해 전량 소각 시 대주주 지분율은 올라가고 자기자본수익률(ROE)도 개선된다. 하지만 그만큼 자본이 감소해 부채비율이 현재 177%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주회사 부채비율 한도인 200%를 훌쩍 넘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이번 3월 주총에서 내놓을 ‘중장기 소각 로드맵’이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비상이 걸린 곳들도 있다. 신영증권, 부국증권 같은 자사주 비중이 40~50%에 육박하는 중견 금융사들이다. 이들은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 유통 주식수가 부족해져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소각보다 우리사주 출연이나 ‘제3자 매각’을 통해 물량을 분산하는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열희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