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광피혁 2대주주 박영옥 대표가 보유한 조광피혁 지분은 12.67%로, 스마트인컴 지분까지 합산하면 13.80%다. 박영옥 대표가 지난해 3월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등 거래계획보고서’를 통해 매각하기로 한 지분 3%는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옥 대표는 조광피혁 오너일가와 갈등을 빚고 있었다. 최대주주는 15.34%를 가지고 있는 이연석 조광피혁 대표다. 이연석 대표를 포함한 오너일가 지분은 30.65%다. 오너일가와 2대주주 측 간 지분 격차는 2배가 넘는 셈이다. 박영옥 대표는 지난 2007년 처음 조광피혁 지분을 매수한 이후에도 추가로 지분을 늘려가며 2011년 지분율 5%를 넘겼다.
박영옥 대표는 조광피혁의 주주환원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배당 확대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왔지만 양측 간 갈등의 골은 깊지 않았다. 박 대표와 조광피혁 오너일가 간 균열이 감지된 것은 2020년부터다. 박 대표는 2020년 조광피혁과 조광의 거래에 관련해 일감 몰아주기가 의심된다며 검사인 지정 소송을 제기했다. 박 대표의 주장은 이연석 대표가 본인 소유의 조광을 설립해 이 회사를 통해 부당한 조건의 일감을 받는 것이 의심된다는 취지였다.
양측은 치열한 법리 다툼 끝에 검사인 지정 청구는 인용돼 실제 검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조광피혁이 조광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조광피혁 측은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이 조사한 일감 몰아주기나 사익편취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박영옥 대표 측은 여전히 조광피혁의 소극적인 주주환원에 날을 세우고 있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의 자산이 비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표가 지난 1월 22일 조광피혁 측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총계 약 6418억 원 중 피혁 제조에 투입된 유형자산은 177억 원(2.8%) 수준이었다. 반면 비영업용 투자자산은 버크셔해서웨이(3024억 원)와 애플(1142억 원) 등 585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자산의 91.2% 규모다.
박영옥 대표는 조광피혁이 최근 3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 대상에 올렸다. 특히 전체 발행 주식의 46.57%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옥 대표는 조광피혁 이사회에 2026년 정기 주주총회 이전까지 △자사주 단계적 소각(상반기 내 자사주 50% 즉시 소각, 잔여 물량 순차 소각) △주주환원 로드맵 공표(당기순이익 최소 30% 이상 주주환원 활용 등)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3가지 사항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조광피혁 오너일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연석 대표는 박영옥 대표의 주주서한에 지난 1월 22일 회신하며 박영옥 대표를 ‘시세조종자’로 규정했다. 당시 조광피혁은 박영옥 대표의 서한에 대해 시세조종혐의자의 서한에 답한다며 727차례의 시세조종행위와 통정매매 등 부정한 수단과 기교를 사용해 불법적인 시세조종행위를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영옥 대표가 차명 계좌를 통해 거래를 했다면 거래마다 증여세와 양도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과거 박 대표가 조광피혁 임원과의 면담에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릴 테니 협조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가 혼자서도 주가를 띄울 수 있지만 “주가를 띄우고 싶어도 자사주 나올까 못한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광피혁 측은 “박영옥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자사주 소각 요구는 그동안 반복해온 시세조종을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거버넌스 개선은 허울뿐인 명분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조광피혁 측은 증권선물위원회가 박영옥 대표의 시세조종 혐의를 수사기관에 통보한 내용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증선위는 지난해 10월 말 증선위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의 2023년 조광피혁 주가 관련 시세조종행위 금지 위반,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등에 대해 수사기관 통보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위원회는 통보 조치와 관련된 지적사항을 통해, 박영옥 대표가 소유하고 있는 조광피혁 주식을 고가에 매도하고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반대매매를 방지하기 위해 2023년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본인과 차명계좌를 통해 총 727회의 시세조종성 주문을 제출(시세조종행위 금지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조광피혁 주식의 관리종목 지정을 회피할 목적으로 2023년 12월 본인 및 차명계좌를 이용해 통정매매하는 방식으로 거래량을 증가시키는 등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했다고 봤다.
향후 박영옥 대표의 시세조종 혐의 입증에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금융 사건에 밝은 한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 박영옥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박 대표가 진행한 거래에 시세조종과 통정매매에 대한 것을 입증하려면 구체적인 사실이 확인돼야 하는데 금융감독 당국에서는 범죄 정황만으로도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경우가 다수라 재판 단계에서 무죄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통상 자사주 소각은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당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이 상승해 투자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현재 조광피혁은 자기자본 대비 저평가 상황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7배 수준에 그친다.
박영옥 대표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법개정 전 자사주를 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조광피혁 측이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을 감행해도 박영옥 대표가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배주주(오너일가)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어 경영권 두고 벌이는 갈등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조광피혁의 자사주가 많은데 이를 두고 지배주주와 박영옥 대표 측의 시각차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모습”라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