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지난 1월 14일 열린 엄 대표 재판 1차 공판기일에서 “아트컨티뉴는 2020년 이후 영업손실이 누적돼 자본잠식 상태였다. 아트테크 사업 수익성은 미미했다. 투자자에게 약정한 과도한 수익률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아트컨티뉴는 신규 투자금을 기존 투자금 상환에 사용했다. 투자금 모집 당시부터 약정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엄 대표 변호인은 “혐의를 전부 부인한다”며 “기초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유사수신 혐의가 적용되는지 다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엄 대표 변호인은 “사기 혐의 본질은 모집책(딜러)들이 수수료를 챙기려고 극단적으로 영업하고 악의적으로 사실을 부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장은 “그게 어떻게 사기죄 성립을 막느냐”고 즉각 의문을 표했다. 재판장은 “모집책(딜러)들이 수수료를 얻기 위해 피고인(엄 대표)이 예상하지 않은 부풀린 설명을 한 건 억울하더라도 책임져야 하는 사안”이라며 “애초에 투자자와 약정을 이행하기 위한 돈이 없어서 신규 투자금을 기존 투자금 상환에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이었다면 투자금 모집을 중단했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트컨티뉴는 미술품 투자자에게 미술품을 활용한 렌털 등 사업으로 매월 약 1% 수익을 제공하고 3년간 원금을 보장하는 투자 상품을 판매했다. 아트컨티뉴는 2022년경부터 채권 투자를 표방해 투자자에게 매월 약 1%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도 판매했다.
딜러들은 아트컨티뉴 투자 상품으로 모집한 투자금 중 약 12%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았다. 일부 딜러는 가족과 지인 등 명의로 아트컨티뉴 투자 상품에 자신의 돈을 넣었다. 투자자로서 수익금과 딜러로서 수수료를 모두 받기 위해서였다.
아트컨티뉴가 투자자와 딜러 양쪽에 약정한 수익을 모두 주려면 영업이익률이 20%대 중반은 돼야 했다. 하지만 아트컨티뉴는 매년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는 2021년 12억 원, 2022년 73억 원, 2023년 191억 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아트컨티뉴는 2024년 하반기부터 투자자에게 원금 반환을 미루는 등 자금난이 불거졌다. 결국 2025년 초부터 아트컨티뉴를 고소하는 투자자가 생겨났다(관련기사 [단독] ‘채권 투자’라더니…아트테크 사기업체 출신, 또 다른 폰지사기 의혹). 경찰은 2025년 6월경 아트컨티뉴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했다.

엄 대표는 “경찰은 대외적으로 수사 성과가 필요할 수 있다. 우리 타깃은 우리 회사를 퇴사하고 우리에게 칼 꽂은 몇몇 사람(딜러)이 될 수 있다”며 딜러들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을 경찰에 특정해 주면서 그 사람들이 회사에서 교육받은 것과 달리 확정 이자를 강조하면서 투자금을 모집했고 그 사람들이 우리 조직을 무너뜨리기 위해 고소까지 했다고 말하면 경찰이 오히려 그 사람들을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당근과 채찍을 함께 동시에 보여주며 딜러들을 회유했다. 그는 “고객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말이 나올 수 있고 조금 과한 표현이 나올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이 유사수신 소지가 있다더라”며 “이런 부분으로 유사수신 문제가 생긴다면 제가 다 뒤집어쓰고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딜러분들을 위해 이런 말씀 드리는 것”이라며 “만약 제가 딜러들을 배신하면 경찰에 가서 딜러들이 자체적으로 수수료 받으려고 교육받지 않은 내용으로 영업한 거다. 이 사람(딜러)들이 문제라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 대표 발언을 직접 들었던 한 딜러는 “당시는 딜러들이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기 직전 시점이었다”며 “경찰 조사를 받을 때 엄 대표한테 유리한 쪽으로 진술하라는 협박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엄 대표가 2025년 6월경 딜러들에게 이야기한 내용에선 아트컨티뉴가 투자금 돌려막기식으로 운영된 정황이 드러났다. 엄 대표는 자금난을 설명하면서 “우리 회사가 작년(2024년) 7월부터 계속 투자금 모집이 안 되고 투자금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며 “부동산을 매각하고 되는 거 안 되는 거 다 팔아서 꾸역꾸역 메웠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아트컨티뉴 본질적인 사업 내용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엄 대표는 다른 회사를 인수한 뒤 인수한 회사 자금을 빼내 투자금 상환에 활용하려 했던 계획도 딜러들에게 밝혔다. 엄 대표는 “비상장사를 인수하는 자금 150억 원이 확정됐다. 비상장사 3~4곳에 계속 태핑(인수 의사 타진)하고 조율했다. 한두 달 정도면 인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싼 회사는 현금이 별로 없다. 조금 비싸더라도 현금이 많은 회사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엄 대표는 2025년 2월 코스닥 상장사 ‘파인테크닉스’ 인수 계약을 맺었다(관련기사 [단독] 코스닥 상장사 파인테크닉스 고가 인수 뒤에 폰지 사기 있다?). 하지만 인수 대금을 내지 못해 2025년 5월 인수 계약이 해지됐다. 엄 대표는 파인테크닉스 인수 무산을 언급하면서 “만약에 인수했으면 자금이 풀려서 급한 불을 다 끌 수 있었을 텐데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1차 공판준비기일 뒤 변호인을 교체했다. 지난 1월 19일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등 3명을 새로운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엄 대표는 지난 3월 4일 2차 공판준비기일에 직접 출석했다.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오면서 재판부, 변호인, 방청석을 향해 차례로 고개를 숙였다. 엄 대표 새 변호인은 이날 “수사 기록이 방대해서 아직도 열람 등사를 하고 있다. 기록을 이제 막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