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머니와이즈 대표 A 씨는 사기, 유사수신 등 혐의로 7월 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당했다. 고발인은 미술품 거래 중개인 B 씨였다. B 씨는 과거 A 씨가 미술품 사업을 본격화할 당시 국내외 유명 작품을 구매하는 것을 도왔다.
B 씨는 A 씨를 도왔을 당시 확보한 머니와이즈 내부 자료를 근거로 A 씨를 고발했다. B 씨는 “A 씨는 겉으로는 일반투자자 투자금을 정상적으로 미술품에 투자해 수익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있다”며 “실제로는 모집된 투자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횡령했을 뿐 아니라 신규 투자자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등 거대한 폰지 사기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관련기사 [단독] 야요이 쿠사마 작품은 어쩌다 아트테크 사기 의혹에 이용됐나).
구체적인 근거 자료에도 불구하고 머니와이즈 대표 A 씨에 대한 수사는 더딘 상황이다. 경찰 수사 규칙에 따르면 고소·고발 사건은 3개월 이내 수사를 마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강남경찰서에 고발장이 접수된 지 3개월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피고발인 A 씨 소환 조사조차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강남경찰서는 11월 중 A 씨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머니와이즈는 서울 강남에서 금융 컨설팅 서비스 등을 사업 목적으로 2017년 7월 설립됐다. 보험 영업사원 출신 A 씨는 머니와이즈 설립 당시 사내이사였다. 2020년 5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A 씨는 머니와이즈 홈페이지에 자신이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표창장,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표창장을 받았다고 소개하고 있다.
보험 상품을 주로 판매하던 머니와이즈는 2018년부터 ‘아트테크’라고 불리는 서정아트센터 미술품 투자 상품 영업 성과를 내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머니와이즈는 2024년 7월부터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과 강남역 사이에 있는 5층 건물을 통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머니와이즈의 주요 영업 대상은 고소득층인 의사였다. 머니와이즈는 설립 3개월 후인 2017년 10월 채용공고를 내면서 “상담 약속이 확정된 의사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머니와이즈는 2021년 5월부터 ‘대한수의사회지’에 재무 칼럼도 연재했다. 칼럼 제목은 ‘미술품 렌털로 인테리어와 절세까지’ ‘아트렌털을 통한 절세 솔루션’ ‘한국에 파란을 일으킨 아트테크 시장’ 등 미술품 투자 관련 내용이 다수였다.
머니와이즈 파트너사였던 서정아트센터는 미술품을 활용한 렌털 등 사업으로 미술품 투자자에게 매달 일정한 수익을 제공한다는 아트테크 구조를 2015년 처음 선보인 회사로 알려졌다. 서정아트센터는 지난 5월 미술품 투자자에게 수익금 지급을 중단하며 사기 의혹이 불거졌다. 피해 규모는 수천억 원대로 추정된다. 서정아트센터 대표 이대희 씨는 현재까지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관련기사 [단독] ‘서정아트센터’ 유사수신 혐의 피소…아트테크 사기 또 터지나).

머니와이즈는 2023년 9월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서정아트센터 미술품 렌털은 기획된 탈세라는 지적을 국세청으로부터 받았다. 이에 대해 머니와이즈 측은 서정아트센터에서 세법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을 들어 탈세 상품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머니와이즈는 서정아트센터 아트테크 상품 영업과 별개로 ‘아트펀딩’이라고 이름 붙인 일종의 미술품 조각 투자 상품도 팔았다. 아트펀딩은 머니와이즈가 여러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사들인 뒤 되팔아 남긴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일요신문이 확보한 머니와이즈 아트펀딩 계약서를 보면 유사수신 의혹이 제기된다. 투자 원금 보장이 계약서에 적시됐기 때문이다. 법령에 따른 허가 없이 원금 이상 수익을 약정하면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유사수신 행위는 불법이다.
머니와이즈가 2022년 초 유명 작가 조지 콘도 작품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맺은 아트펀딩 계약서엔 “매도 기한 내 작품 매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또는 투자 대금보다 매도 금액이 적을 시 머니와이즈 대표 A 씨는 투자자에게 최초 투자 금액을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아트펀딩은 사기 의혹도 받는다. 머니와이즈는 조지 콘도 작품을 2021년 12월 말 514만 5000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0억 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머니와이즈는 이 작품 투자자를 2022년 1월부터 모집하면서 총 투자금액을 70억 원이라고 계약서에 명시했다. 투자받은 70억 원 중 약 10억 원은 미술품 구매에 사용되지 않은 셈이다.
머니와이즈는 아트펀딩 투자자에게 약속한 기간에 조지 콘도 작품을 재매각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실정이었다. 대표 A 씨가 2021년 12월 말 조지 콘도 작품을 구매하면서 받은 인보이스(송장)에는 “구입한 작품은 3년간 경매에 출품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고 적시됐다. 그런데 머니와이즈는 3년간 재매각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아트펀딩 투자자에게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머니와이즈는 2022년 1월 아트펀딩 계약을 맺으면서 “작품 매도 시점은 최초 구입 시기로부터 최대 3년 이내로 하며 투자자간 협의 하에 계약 기간 내 작품 판매가 가능하다”고 했다.
머니와이즈는 아트펀딩 계약 기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투자자들에게 최초 투자 금액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머니와이즈 대표 A 씨는 500만 달러에 구매했던 작품이 200만 달러에도 매각이 안 되고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조지 콘도 작품을 담보로 빌린 19억 원도 오는 12월 초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A 씨는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조지 콘도 작품으로 담보 대출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작품으로 수익을 내기는커녕 10%대 이자 지출이 발생했다.
A 씨는 조지 콘도 작품으로 담보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도 조각 투자를 받은 작품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A 씨에게 대출을 해준 미술계 관계자는 “작품을 여러 명이 공동 소유하고 있어 소유권이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대출을 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요신문은 머니와이즈 대표 A 씨 입장을 듣고자 지난 10월 27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여러 차례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A 씨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A 씨는 질의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