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선이나 소개팅은 심리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런 행위라서 스트레스가 크다. |
도쿄의 가와모토 정신과 클리닉. 밀려드는 미혼남녀의 맞선·소개팅 후유증을 상담, 치료 하느라 바쁘다. 그까짓 선이나 소개팅이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병원까지 다니면서 유난을 떠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정한 성과도 없이 계속되는 낯선 이성과의 만남이 결코 쉬운 건 아니다. 맞선이란 한 자리에서 한꺼번에 한 사람의 용모, 체격, 연령, 학력, 연봉, 성격, 집안 등 모든 조건을 여러 각도에서 평가하고 동시에 평가받는 특수한 활동이다. 즉 심리적으로 굉장히 부담스런 행위이며 상상 이상으로 스트레스가 크다.
특히 선을 본 여러 상대한테 줄곧 ‘딱지’를 맞았다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이 된다. 게다가 왜 자신이 거부당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할 때도 있다. 맞선 주선자와의 관계를 고려해 선을 본 상대가 마음이 들지 않는 이유를 정확히 말하지 않고 종종 회피하기 때문이다.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면 상대가 나의 어떤 부분을 싫어한 건지 금세 알게 마련이다. 차일 때 차이더라도 차인 이유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으므로 실연 후 장기간 자책하거나 기분이 처져 있을 일은 별로 없다.
그러나 맞선이나 소개팅은 이야기가 다르다. 상대를 모든 면에서 검토하고 자신은 오케이를 내렸는데 상대는 거절하면 자신이 뭐가 부족했던 것인지 이유를 찾으려 혈안이 된다. 그 결과 심한 경우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맞선 후유증이다. 성실하고 꼼꼼한 성격이고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일수록 위험하다.
가와모토 정신과 클리닉을 찾은 환자를 성별로 살피면 남성은 자신감을 잃어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여성은 상대의 마음을 추측하고자 지나치게 애를 쓰다가 불안함이 커져 불안장애와 과민성대장염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공통점은 남녀 환자 모두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밤에 외로움과 함께 비애를 강하게 느끼는 것이다.
클리닉에 가면 진단검사를 하고 의사, 카운슬러와 함께 맞선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적절히 상담을 한다. 상담료는 30분에 5000엔(약 6만 5000원)이다. 정신과라는 점이 마음에 걸려 병원에 가기 싫은 사람들은 스카이프와 같은 인터넷 무료 화상전화로 20분에 8000엔(약 10만 5000원)을 내고 카운슬링을 받기도 한다.
클리닉에서는 “맞선 후유증이 그다지 심하지 않는 사람들은 구혼활동을 하는 친구를 만들라”고 충고한다. 같은 목표가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소리다.
한편 일본 경제전문지 <주간다이아몬드>는 “앞으로 맞선 후유증 치료와 같이 분화된 심리 상담이 정신과 의료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이와 같은 증상은 적절히 대처하면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일본의 연애정보사이트 <오즈메일>에서는 사별에 대처하는 법을 소개했다.
‘상심증후군’ 체크리스트
□ 배우자가 죽은 직후부터 줄곧 심신이 아주 피곤하다.
□ 손발이 무겁게 느껴지고 어떤 때는 걷기가 힘들다.
□ 무기력하다.
□ 기분이 안정되지 못하고 변덕스럽다.
□ 한 가지 일에 몰두할 수 없다.
□ 사소한 문제도 크게 느껴진다.
□ 종종 나도 죽었으면 하고 바란다.
□ 자신감이 없어졌다.
□ 인생이 공허하다.
□ 남에게 걸핏하면 화를 낸다.
□ 세상과 단절되어 있고 고독하다.
□ 조금만 슬픈 일이 생기면 금방 운다.
□ 죽은 이를 떠올리면 가슴 끝이 아리고 아프다.
□ 때때로 배우자가 아직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청소와 같이 가벼운 집안일조차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결과
1~5개 슬픔에 잘 대처하고 있다.
6~10개 스스로 몸과 마음을 잘 돌봐야 한다.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필요하다.
11~15개 슬픔을 많이 느끼고 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별에 대처하는 법
이 사이트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라는 커다란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죽은 배우자한테 고마웠다고 하라
▲어느 정도의 분노와 후회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라
▲삶에 감사해라
▲새로운 친구를 만나 대인관계에 힘을 쏟아라 라는 네 가지 마음자세를 추천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중년남 위한 패션지 잘 팔리는 씁쓸한 이유
이러한 배경에 대해 온라인매체 <제이캐스트>는 “결혼연령이 갈수록 늦어지는 만혼화 현상으로 ‘곤카쓰(婚活·결혼활동)’를 하는 중년남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곤카쓰는 취업을 위해 구직활동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혼남녀들이 이성을 사로잡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등 결혼활동을 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여성들의 까다로운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것은 비단 미혼남성만이 아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일도 성실히 하면서 가족을 중시하고 외모도 뛰어난 남편을 일컫는 ‘이케단(멋진 남편)’이 화제다. ‘당신도 멋진 남편이 되라’는 압력이 30~40대 남성용 패션잡지 판매 증가에 한몫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