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손익 보전 목적 아닌 글로벌 수요 등 고려”
[일요신문] 부산 향토기업 동성케미컬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자, 소속 근로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경영진이 투자 실패의 책임을 자신들에게 전가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사측은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창업 67년째를 맞은 이 회사가 위기를 맞고 있다.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소속 동성케미컬 노동조합이 최근 언론에 제보한 자료 등에 따르면 동성케미컬은 최근 6년간 전문 경영인 체제 아래서 경영판단 실책과 인력관리 실패로 기존 캐시카우 사업의 매출 감소와 신사업 투자 실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노동조합은 “경영진이 경쟁사 진입을 우려한 노조와 직원들에 반대에도 기존 합작법인을 결별하고 무리하게 추진한 인도네시아 공장에 약 1,000억 원을 쏟아 부었으나, 19%라는 저조한 가동률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이에 가동률 저하를 메우기 위해 멀쩡히 수익을 내고 있는 국내 흑자 사업장의 물량을 해외로 이관했으나, 가동률이 30% 대에 불과하자 남은 물량마저 이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성장 동력이라고 호언장담하며 200억 원을 투자한 바이오 플라스틱사업은 월 매출 1억 원에도 못 미쳤다”며 “180억 원 투자로 설비 고도화에 나섰던 전남 여수공장은 석유화학 구조조정 여파로 매출과 이익 감소로 고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사 대응 실패와 중국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린 울산공장 TPU(고무탄력성을 가진 플라스틱) 사업은 5년째 적자다. 멜라민폼 사업은 무려 13년 동안 매출부진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고정비 부담을 늘리면서 정작 현장에서 수십 년간 땀 흘려온 생산직 근로자는 지속해서 줄였고, 남은 60여 명에 대해 희망퇴직과 외주화 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사 측은 전문 경영인의 잇따른 투자 실패와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 방만 경영에 따른 위기를 현장 근로자의 희생으로 덮으려는 파렴치한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현대 노조 위원장은 최근 가진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적자 사업장은 유지하면서 흑자 사업장에서 땀 흘려 그룹을 만든 근로자들이 왜 구조조정 대상이 돼야 하냐”고 반문한 뒤 “성과 없는 R&D 센터를 명분 삼아 고임금 인력만 늘리고 정작 회사를 지탱해 온 숙련공을 비용으로만 취급하는 경영진의 행태는 향토기업의 자산을 뿌리째 흔드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로 물량을 빼돌리고 비정규직을 소모품처럼 버리는 향토기업의 이 같은 행태는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근로자들은 부당해고와 관련해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고, 오너 일가의 방관 아래 자행되는 전문 경영인의 독단을 멈추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공장 공급망 재구축은 불가피한 선택”
동성케미컬은 관련 내용을 최초 보도한 ‘쿠키뉴스’ 측에 신발용 폴리우레탄폼이 최대 매출원인 부산공장의 경쟁사들이 동남아시아 현지에 생산·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부산공장 공급망 재구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동성케미컬 관계자는 “현재의 부산공장 생산체제로는 이미 변화된 풋웨어 소재 공급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며 “현재 근로계약 기간 만료 시 계약을 미갱신하고 있다. 본격적인 생산구조개편 진행 시 인원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노동조합과 희망퇴직을 중심으로 방안에 대해 노사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글로벌 풋웨어 업체의 수요와 로컬 공급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통한 공급이 불가피하다”며 “부산공장 생산물량을 현지법인으로 이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생산구조 개편을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이는 글로벌 산업 환경과 고객사의 사업 변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생산구조 개편은 특정 사업장의 손익 보전이 목적이 아니며 글로벌 수요 전망과 공급망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동성케미컬 담당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앞서 ‘쿠키뉴스’ 측에 전달한 입장 표명 외에 별다른 변화는 없다는 뜻을 전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