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 사 등기임원 7명의 강 의원 후원 날짜도 겹쳤다. H 사 등기임원 6명은 지난해 12월 18일 강 의원에게 일제히 후원금 각 500만 원을 보냈다. 1명은 바로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19일 후원금 500만 원을 보냈다. 500만 원은 개인이 한 국회의원 후원회에 연간 기부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강 의원은 H 사 임원들 후원이 이뤄진 직후인 지난해 12월 19일 후원회 계좌에서 정치자금 계좌로 6600만 원을 이체했다.
H 사 등기임원들이 정치인 후원을 적극적으로 해왔던 것도 아니다. 강 의원에게 지난해 500만 원을 후원한 H 사 등기임원 7명 중 5명은 21년간(2004년~2024년) 국회의원에게 300만 원을 초과해 후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H 사와 관계사 등 건설업체 여러 개를 소유한 회장 A 씨는 최근 지역사회에서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월 A 씨는 서울 강서구 경제단체 회장을 연임하면서 이 경제단체가 운영하는 장학회 이사장에 올랐다. 같은 달 법무부 산하 지역협의회장에도 선출됐다. A 씨는 서울 강서구 경제단체 회장을 2023년부터 맡았다.

강 의원 후원회는 지난해 12월 27일 후원금 모금 한도를 넘겼다. 강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후원금 모금 마감 소식을 알렸다. 강 의원은 “1950분의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보내주신 신뢰, 좋은 정치로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일요신문이 서울 강서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강 의원 후원회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강 의원 후원회는 지난해 12월 17일까지 약 2억 3000만 원을 모금했다. 이후 10일 만에 후원금을 7000만 원 넘게 모은 셈이다.
강 의원 후원회에는 지난해 12월 말 고액 후원금이 쏟아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18일 하루에만 후원금 약 4300만 원이 들어왔다. 8명이 개인 후원 최고 한도 각 500만 원을 후원했다. 8명 중 6명은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가 H 사와 관계사 법인등기부에 기재된 등기임원 이름, 생년월일, 주소와 정확히 일치했다.
강 의원 후원회에는 지난해 12월 19일 2명이 각 500만 원을 후원했다. 이 중 1명은 H 사 관계사 3곳에서 각 대표이사, 사내이사, 감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국회의원 후원회에 300만 원 초과 후원금을 낸 기부자 이름, 생년월일, 주소는 공개된다.
강 의원은 ‘1억 원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해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시의원은 강 의원 측 요청에 따라 쪼개기 후원 형태로 강 의원에게 돈을 보냈다는 입장이다. 김 전 시의원은 “약속한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입금을 완료하려다 보니 특정 날짜에 후원이 집중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강 의원 보좌진은 입금이 한꺼번에 몰리면 선관위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먼저 연락을 취해왔다”고 지난 2월 5일 입장문에서 밝혔다.
강 의원 구속영장 신청서에는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 보좌진을 만나 2022년 지방선거 공천을 부탁했고, 강 의원 보좌진이 “강서 지역구에서 활동하려면 금전적으로 인사를 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에게 후원금을 요구한 사실이 없으며 쪼개기 후원을 먼저 인지하고 모두 반환했다는 입장이다. 강 의원은 “2022년 10월경 후원 계좌로 수일 동안 500만 원씩 고액 후원금이 몰려 확인해 보니 김 전 시의원 추천으로 후원했다고 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보좌진을 통해 모두 반환하도록 조치했다”며 “이후 2023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 반환했다”고 지난 2월 4일 SNS에 밝혔다.
강 의원은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쪼개기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은 2021년 10월 28일 각 500만 원을 강 의원에게 후원했다. 방 전 부회장과 쌍방울그룹 계열사 아이오케이컴퍼니 한성구 전 대표는 2022년 4월 21일 각 500만 원을 강 의원에게 후원했다(관련기사 [단독] 쌍방울그룹, 강선우·김성원 의원에 고액 후원 ‘쪼개기’ 의혹).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7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 의원에게 쌍방울그룹 쪼개기 후원 의혹을 받고도 후원금을 반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두 차례에 걸쳐 같은 날짜에 후원금이 들어온 정황을 보면 정치자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후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강서구 건설업체 H 사 관계자는 강 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과 관련해 “임원 몇 명이 어떻게 후원했는지 모른다. 개인이 후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회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지난 3월 16일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해명했다. H 사 임원 여러 명이 강 의원에게 같은 날 같은 금액을 후원한 경위를 재차 물었지만 이 관계자는 “모르겠다. 회사와는 상관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일요신문은 강 의원 측 해명을 듣기 위해 강 의원 보좌진과 사무실 등에 지난 3월 16일~18일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강 의원 보좌진 휴대전화 메시지와 강 의원실 이메일로 질의를 남겼지만 3월 19일 오전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다. 현재 강 의원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