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ARC 프로젝트 순연에 원폴 매각 나서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 진입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원폴을 인수했다. 원폴은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상당한 수준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4대 핵심 먹거리 사업 중 하나로 ‘그린 사업’을 제시했을 무렵인 2021년 SK지오센트릭은 SK종합화학에서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 사업자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2022년 4월 인수 후 4년 만에 원폴 매각에 나선 배경에는 회사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있다. 본업인 석유화학 업황 악화가 이어지자 지난해 SK지오센트릭은 친환경 사업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에 1조 8000억 원을 들여 연산 32만 톤(t)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를 건설하려던 계획을 지난해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ARC는 지난해 준공, 올해 상업 가동이 목표였다.

국내 폐플라스틱 시장은 충분히 개화되지 않은 상태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업계 한 관계자는 “오염된 상태로 분리 배출되는 플라스틱이 많다.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양이 적당하지도 않아 대기업들도 수지 타산이 안 맞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선아 한국기계연구원(KIMM) 연구원은 “신품보다 재활용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제조 단가가 여전히 높다”며 “국내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높지 않은 점도 시장 성장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위해 투자한 회사들의 지분을 매각했다. 2024년 SK지오센트릭은 미국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 주식 전량을 1253억 원에 매각했다. SK지오센트릭은 폴리프로필렌(PP) 추출 기술을 보유한 퓨어사이클과 울산 ARC에 PP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을 지을 계획이었다. 지분을 매각해도 사업 협력은 이어질 수 있지만, 협력의 강도는 이전보다 약해질 수밖에 없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캐나다 루프 인더스트리 지분도 전액 매각했다. SK지오센트릭은 해중합 기술을 보유한 루프 인더스트리와 ARC에 폐 페트(PET) 처리 공장 건설을 추진했다. 해중합은 플라스틱을 이루는 큰 분자 덩어리의 중합을 해체해 플라스틱의 기초 원료물질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SK지오센트릭은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페트병 등을 선별·수집하는 로봇 ‘네프론’ 개발업체 수퍼빈 지분도 지난해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무구조 개선 후 친환경 사업 이어갈 계획"
SK지오센트릭은 석유화학 본업의 실적이 부진하다. SK지오센트릭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13조 156억 원, 2024년 12조 7462억 원, 2025년 11조 5014억 원으로 감소 추세다. 영업이익은 2023년 1704억 원의 영업흑자를 냈으나 2024년부터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SK지오센트릭의 영업적자는 2024년 275억 원에서 2025년 1484억 원으로 440.6% 늘었다.
SK지오센트릭은 주력인 벤젠과 파라자일렌(PX) 등 방향족 제품의 스프레드 약세가 지속되면서 이익 창출력이 약화됐다. 중국 내 공급과잉 영향으로 SK지오센트릭의 관계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큰 중국 우한법인(시노펙 SK-페트로케미칼)의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우한법인은 지난해 1816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SK지오센트릭은 우한 법인의 장부금액에 지난해 937억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SK지오센트릭은 대한유화, 에쓰오일과 울산 산업단지(울산산단) 사업 재편안을 도출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충남 대산과 전남 여수 석유화학 단지에선 구조 개편 프로젝트 1호가 나왔지만, 울산산단은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에쓰오일이 올해 울산에 완공할 예정인 샤힌 프로젝트를 두고 기업들의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18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다. 에쓰오일은 샤인 프로젝트에 9조 원 넘게 투입했는데 감산량을 최소화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의 금융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많이 오르면 정제마진도 오르고 PX 스프레드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SK지오센트릭의 1분기까지 실적은 지난해 대비해서는 좋다고 들었다”며 “SK지오센트릭은 SK에너지에서 나프타를 공급받기 때문에 타사보다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실적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앞서의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한 후 친환경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울산 산단과 관련해선 3개사가 폴리머 중심의 다운스트림 설비 합리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