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지분 가치는 1911억 원이다. 이는 롯데자산개발의 지난해 자산총액 801억 원의 238%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자산개발의 장부가액은 301억 원에 불과했다. 롯데자산개발은 2017년 설립된 롯데프로퍼티스 호치민에 301억 원을 투입해 지분 15%를 확보했다.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건설, 롯데자산개발 등이 출자한 롯데프로퍼티스 호치민은 베트남 호치민 투티엠에 에코스마트시티 복합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설립된 시행사다. 총 사업비는 약 60조 동(약 3조 2040억 원)이다.
롯데자산개발은 2021년부터 롯데프로퍼티스 호치민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2023년에는 롯데건설이 해당 지분을 인수하려 했으나 베트남 당국의 허가가 나지 않아 좌초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투자금 대비 5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롯데프로퍼티스 호치민 지분을 매입한 상대방은 베트남 부동산개발업체 ‘Phat Dat Real Estate Development Corp(팟닷부동산개발)’이다. 이와 관련, 롯데자산개발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롯데프로퍼티스 호치민 지분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그룹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2001년 설립된 롯데자산개발은 주거운영사업, 쇼핑몰사업, 자산관리용역사업 및 공유오피스사업 등을 영위했다. 롯데그룹에 편입된 2007년부터 2025년까지 18년간 영업이익을 기록한 해는 4번에 그칠 정도로 실적은 부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치명타를 입었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월드몰, 수원역 등을 전체 임차한 뒤 다시 개별 사업자에게 임대하는 마스터리스 구조의 매출 비중이 컸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수익구조가 무너졌다. 마스터리스 방식은 재무 부담도 가중시켰다. 회계 기준 변경으로 ‘운용리스’로 분류하던 리스가 ‘리스부채’로 전환되면서 관련 부채가 7185억 원 계상됐고 부채비율은 810.6% 늘었다.
투자 성과도 신통치 않았다. 롯데자산개발이 32.17%의 지분을 쥐고 있는 Lotte Properties (Shenyang) Ltd.(롯데프라퍼티선양)는 2024년 마이너스(-) 1196억 원의 투자손익을 계상하며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 롯데프라퍼티선양은 롯데그룹이 중국 랴오닝성 선양 지역에 복합단지인 ‘선양 롯데타운’을 건설하기 위해 세운 법인이다. 2016년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사업이 흔들렸고 장기간 표류했다.
한국기업평가는 2020년 11월 보고서를 통해 “롯데자산개발의 부채비율은 적자시현에 따른 자본 감소 영향으로 1257.7%로 높아졌다”면서 “전반적인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업 부진 등으로 결손금이 불어나면서 2019년과 2020년에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수차례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통해 대응했다. 결손금이 3046억 원까지 불어났지만 그룹 차원에서 롯데자산개발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면서 완전자본잠식을 피했다.
롯데지주도 롯데자산개발의 유상증자에 꾸준히 참여했다. 롯데지주의 유상증자 참여 내역을 보면 2021년 2090억 원을 투입하면서 지분을 기존 89.38%까지 확대했다. 이후에도 롯데자산개발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2024년 5월과 9월 각각 1139억 원, 255억 원을 투입했다. 2025년 말 기준 롯데자산개발의 자본총계가 519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액의 출자금이 사업 부진에 녹아내린 셈이다.
롯데자산개발은 2020년 12월부터 대부분의 사업을 정리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2020년 12월 롯데건설에 넘긴 주거운영사업은 5920억 원으로 책정됐다. 이듬해 2월 양도한 자산관리용역(8개 사업) 및 공유오피스 사업(1개점)은 76억 원으로 산정됐다. 쇼핑몰 사업(국내·국외 쇼핑몰 운영 등)은 426억 원에 롯데쇼핑에 양도했다.
여전히 재무에 부담을 주는 사업도 있다. 중국 청두 반성강 프로젝트 복합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된 ‘LOTTE PROPERTIES(CHENGDU)HK LIMITED(청두HK)’는 아직까지 롯데자산개발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청두HK에 투입한 취득가액은 2019년만 해도 11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24년 93억 원, 2025년 209억 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누적 취득원가는 413억 원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액은 84억 원에 그친다.
롯데자산개발이 모든 사업을 정리한 것은 아니다. 롯데자산개발은 2024년 9월 지하 3층부터 지상 8층, 매장면적 약 1만 6000㎡(약 4840평) 규모의 던던 동대문점을 리뉴얼해 오픈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자산개발이 청산 수순을 밟기 위한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청산을 염두하고 있는 회사라면 사업을 청산하기 위해 좋은 조건에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을 미리 정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 지분 매각으로 손상차손을 환입했다”면서 “롯데자산개발이 해당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