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은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2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전망한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영업손실 540억 원이다. 재무상태도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채비율도 지난 1분기 말 기준 782.2%로 전년말 754.4%보다 27.8%포인트(p) 상승했다.
에이케이아이에스는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구축 및 관리업을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다. 2007년 애경그룹의 각 IT서비스 부문을 통합해 설립된 회사다. 당시에는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도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에이케이아이에스는 2018년 10월 애경자산관리에 흡수합병됐지만, 2021년 10월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각각 50%씩 출자해 애경자산관리의 IT 사업부문을 양수하면서 현재의 에이케이아이에스가 출범했다. 지난 2023년 제주항공이 신주를 발행해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를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에이케이아이에스 지분 100% 인수하면서 제주항공의 자회사가 됐다. 이번 거래로 에이케이아이에스 입장에서는 약 3년 만에 다시 AK홀딩스 산하로 편입된 셈이다.
에이케이아이에스로서는 그룹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가 있다. 지난해 에이케이아이에스가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은 486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 643억 원의 75.5% 규모다. 특히 제주항공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에이케이아이에스에 제공한 일감은 206억 원 규모에 달했다.
AK홀딩스는 지난 15일 에이케이아이에스에 560억 원의 대여를 결정했다. 에이케이아이에스 측은 “AK홀딩스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케이아이에스는 AK홀딩스로부터 받은 대여금을 바탕으로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하고 있던 에이케이플라자 지분 82.7%를 확보했다. 인수비용은 총 562억 원이 투입됐다.
에이케이아이에스로 인수된 에이케이플라자가 유통부문 IT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에이케이아이에스는 백화점 기반 온라인 종합 쇼핑몰 등 리테일 및 이커머스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정보 시스템 구축 지원 및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에이케이플라자 관련 매출은 82억 원 규모 수준이다.
AK홀딩스 지배주주 입장에서도 에이케이아이에스의 편입이 긍정적이다.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라 활용가치가 높다. 계열사 실적 부진으로 내부 물량이 감소한 상황이지만 향후 실적이 반등되면 캐시카우로 성장할 수 있다.
이 경우 간접적으로 제주항공을 통해 지배하는 것보다 직접 에이케이아이에스를 직접 보유하는 것이 지배주주 일가 입장에서 유리하다. 상장사인 제주항공은 전체 지분의 40% 가량이 외부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에이케이아이에스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국내 주요 그룹 소속 SI 기업 관계자는 “그룹 소속의 SI 기업은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돌발 상황 대응 능력이 강점”이라면서 “서비스의 연속성이 중요한데 기업 집단 소속의 안정적인 물량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외부 물량을 수주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에이케이아이에스를 AK홀딩스의 자회사로 놓고 좀 더 성장시키려는 목적으로 그룹을 재편했다”면서 “에이케이아이에스가 AI나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기존 제주항공 산하에서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