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 원 가압류, 2년 만에 뒤집혀

앞서 다이닝브랜즈는 2024년 4월 3일 시화산업을 채무자로, 롯데호텔을 제3채무자로 하여 채권가압류를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은 바 있다. 가압류 대상은 롯데호텔이 시화산업에 지급해야 할 위탁수수료 채권 16억 3400만 원과 보증금 반환채권 6600만 원이었다. 시화산업은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과 항고를 제기했다.
법원은 약 2년 만에 기존 가압류 결정을 뒤집었다. 먼저 항고심 재판부는 다이닝브랜즈가 주장한 손해배상청구권 자체는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다이닝브랜즈가 시화산업의 어드벤처점·빅토리아점을 운영하는 기간 동안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주장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형사재판도 진행 중인 만큼 피보전권리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가압류를 유지할 정도의 보전 필요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이닝브랜즈가 현재 두 영업점을 다시 인수해 운영 중인 데다, 피보전권리 범위도 변경한 까닭이다. 다이닝브랜즈는 당초 피보전권리를 ‘불법행위에 기한 39억 원 상당 영업권 손해’라고 주장했는데 두 영업점을 인수한 뒤에는 ‘박 전 회장 측이 운영한 기간 동안 발생한 손해’로 주장 범위를 바꿨다. 재판부는 이 경우 현재 보전해야 할 손해배상액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고 봤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이 소유한 58억 원 상당의 부동산이 이미 가압류돼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이닝브랜즈 “박 전 회장, 롯데월드 영업점 불법으로 가족 회사에 넘겨”
다이닝브랜즈는 박 전 회장이 수익성이 높은 롯데월드 내 직영점 두 곳을 폐업시킨 뒤,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시화산업과 공모해 직영점을 가맹점으로 전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다. 직영점은 매장 수익이 본사에 직접 귀속되는 반면 가맹점 또는 위탁 운영 구조에서는 본사가 가져가는 수익 범위가 달라진다. 다이닝브랜즈는 이 과정에서 시화산업이 39억 원 상당 이익을 얻고 회사는 같은 규모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시화산업은 2022년 9월과 2023년 2월에 롯데월드 내 어드벤처점과 빅토리아점을 가맹점으로 운영했다. 그러다 이듬해인 2023년 9월과 2024년 3월 다시 다이닝브랜즈가 인수해 직영 체제로 전환했다.
두 매장이 다시 다이닝브랜즈로 넘어간 시기는 박 전 회장의 해임 시점과도 맞물린다. 박 전 회장은 2023년 11월 지주사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 이사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해임됐다. 이후 다이닝브랜즈는 롯데월드 매장 운영권 이전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민·형사 절차에 나섰다.
박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업무상 횡령 등 60억 원대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회장과 시화산업이 공모해 앞서 언급된 직영점 두 곳을 가맹점 형태로 바꿔 회사에 39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치고 특정인에게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이사회 의결 없이 특정 직원들에게 18억 원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했다고 보고 있다. 또 박 전 회장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던 bhc 소유 리조트의 인테리어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처리하고,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 명의로 요트를 구매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박 전 회장은 지난 2월 25일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직영점 폐점과 운영 방식 변경이 정상적인 경영 판단의 결과였으며, 특정인에게 이익을 제공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박 전 회장 측은 “직영점 폐점은 직영본부를 사실상 폐지하는 수준의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 판단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산정한 39억 원의 손해액에 대해 수사기관이 매장의 가치 평가 방식과 권리금을 혼동한 결과라고도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이 다이닝브랜즈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소송도 진행 중이다. 박 전 회장은 bhc 재직 당시인 2019년 체결한 합의서를 근거로 회사가 콘도·골프장 회원권·차량 등을 퇴직공로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1월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해당 합의가 이사로서 자기거래에 해당하는데도 이사회 승인을 받지 못해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박 전 회장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향후 본안에서 직영점 폐점과 가맹점 전환이 정상적인 경영 판단인지, 특수관계인에게 회사 이익을 넘긴 배임 행위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39억 원 손해액 산정의 타당성과 시화산업이 실제 취득한 이익 규모, 박 전 회장과 시화산업 사이의 불법적인 공모 관계 입증 여부도 쟁점으로 꼽힌다.
법원의 4월 30일 가압류 취소 결정에 양측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지난 5월 8일 항고심 결정이 확정됐다. 이와 관련, 다이닝브랜즈 측 관계자는 6월 10일 “손해 발생 사실 자체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이미 다른 가압류가 진행 중이고 매장도 다시 인수한 상황 등을 고려해 해당 가압류는 다소 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 별개로 형사 소송이 진행 중이고 본안 소송에서 피해 규모에 대한 산정이 제대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