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일요신문 골프꿈나무대잔치 제23회 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회장배 전국학생골프대회'(일요신문-초등연맹회장배 골프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골프 대회이자 '메이저 대회'로 통하는 대회다. 국내 최강 초등학생 골프선수들이 대거 참가한다. 이번 대회는 9월 8일과 9일, 전남광주 보성군 보성컨트리클럽에서 열렸다.
제23회 일요신문-초등연맹회장배 골프대회가 열렸다. 사진=임준선 기자2004년부터 시작된 일요신문-초등연맹회장배 골프대회는 23회째를 맞으며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최초의 전국 단위 초등학생 골프대회로서 규모가 크고 권위 있는 대회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 대회는 152명의 초등골퍼들이 실력을 겨루기 위해 나섰다.
많은 선수들이 대회에 앞다퉈 참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국가대표 포인트' 때문이다. 실력 있는 선수들에게 미래 목표를 물으면 다수가 "국가대표" 또는 "국가대표 상비군"을 답한다. 또래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는 타이틀로서 미래 골프스타로 가는 길목으로 통한다.
초등골퍼들이 염원하는 국가대표 발탁을 위해서는 포인트 획득이 필수다. 이 대회는 많은 포인트가 걸린 '메이저 격' 대회다. 자연스레 태극마크를 꿈꾸는 많은 선수들이 빠지지 않고 일요신문-초등연맹회장배 골프대회에 참가한다.
이에 많은 스타플레이어가 역대 대회에 참가했다. 초대 우승자 이상희를 비롯해 고진영, 김시우, 김효주, 임성재, 장하나 등 국내외에서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일요신문-초등연맹회장배 골프대회에서 우승까지 경험했다.
대회 경기위원장이자 연맹 부회장을 맡고 있는 권청원 부회장은 "초등연맹 대회가 8개가 있는데 그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다. 여기에 나와서 입상하는 것을 학생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150여 명의 참가자가 나서 서로의 실력을 겨뤘다. 사진=임준선 기자궂은 날씨로 대회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1년 전과 달리, 좋은 환경 속에서 이번 대회가 진행됐다. 대회를 지켜보던 경기 감독관들은 "선수들의 성적이 대체로 좋다. 날씨가 도와준 것 같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학생들 실력이 나날이 좋아진다. 이곳 그린이 쉽지 않은데 4언더파 기록도 나왔다는 것은 아이들 실력이 좋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개최지인 보성군의 체육회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참가 선수들을 위해 장학금을 쾌척한 것이다. 수상자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장학금이 돌아갔다. 이광수 보성군체육회장은 "선수들과 학부모들이 멀리 보성까지 와서 고생 많이 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 "어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 꿈나무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장학금을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50여 명의 선수들은 진지한 태도로 대회에 임했다. 경쟁자와 함께 벙커에 공이 들어가자 상대를 위해 자신이 밟은 자리의 모래를 골라주는 등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를 마치고도 한동안 진지한 모습은 이어졌다. 대회 운영본부에서 스코어 체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스코어가 확정되고 나서야 선수들은 초등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한편에선 만족감이, 다른 한편에선 아쉬움이 얼굴에 묻어났다.
대회 결과가 속속 확정되자 그들만의 세리머니가 펼쳐지기도 했다. 1등을 확정한 선수에게 동료들의 '생수 세례'가 이어졌다. 프로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를 보는 듯 했다. 대회 역사가 이어지면서 초등 선수들도 점차 이 같은 축하 방식을 따라 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항룡부(남자 5~6학년) 우승을 확정 짓고 물에 흠뻑 젖었던 대전장대초 6학년 박찬우 군은 "저학년은 잘 안 하는데 고학년은 물을 많이 뿌린다. 언제부터 했는지는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시작됐다(웃음). 오늘도 다 젖었는데 시원하고 기분 좋았다"고 설명했다.
유학송 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회장은 대회를 마친 선수들에게 "이 대회는 단순히 순위를 겨루는 자리가 아니다. 성장하는 무대"라면서 "성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실력과 함께 정직, 배려, 인내 등의 자세를 함께 키우길 바란다. 여러분의 땀과 도전이 대한민국 골프를 이끌어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회 주최사 일요신문의 김원양 대표이사는 "프로 무대의 서교림과 김민솔, 리디아 고와 이민지 등은 학생 시절부터 라이벌로 성장한 선수다. 서로가 있었기에 더 열심히 훈련해서 지금 자리에 섰다. 라이벌, 옆에 있는 친구가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다. 서로가 있기에 성장할 수 있다. 여러분들도 옆의 친구를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어진 시상식에서도 예년 대비 변화가 있었다. 각종 특별상이 더해졌다. 아마추어 선수 강예서 양(부산 학산여중 2학년)은 부상으로 지급할 골프공을 보내오기도 했다. 유학송 회장이 과거 연맹 후원회장을 맡았던 시기부터 장기간 후원을 하며 맺은 인연이다. 강예서 양은 "회장님의 소중한 후원 덕분에 성장했다. 받은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후배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동봉했다.
일요신문-초등연맹회장배 골프대회(제19회) 우승자 출신이자 '최연소 주니어 국가대표 상비군' 등의 프로필을 가진 강예서 양은 이번 대회 참가자들도 잘 알고 있는 선수였다. 다수의 선수들로부터 그의 이름이 회자됐다. 부산 금정초 6학년 이소민 양은 "강예서 언니와 친분이 있다"면서 "언니가 차분하게 경기를 하는 부분을 배우고 싶다. 정신력이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우승 경쟁을 할 때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멋지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시상식에서는 보성군체육회가 마련한 장학금과 다양한 특별상이 신설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사진=임준선 기자특별상 중에서도 최연소 참가자상을 받은 민윤우 군(대전 흥도초 2학년)에게 많은 시선이 집중됐다. 150여 명의 참가 선수 중 유일한 2학년 선수였다. 유독 작은 체구가 눈에 띄었다. 그는 "깜짝 놀랐다.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반응했다. 그럼에도 밝은 표정은 아니었다. 성적에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민 군은 "오늘 잘 못 쳤다. 어제는 95타, 오늘은 97타였다. 전에는 더 잘한 적도 있는데 아쉽다. 앞으로 80대 타수를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 군이 나선 기린부(남자 1~4학년)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는 부산 금양초 4학년 신리오 군이었다. 2라운드 합계 1오버파 145타로 2위와 격차를 10타 이상 벌린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신 군은 "너무 기분 좋다. 우승할 것 같았다. 대회 시작할 때부터 자신감이 있었다"며 "내 장점은 지치지 않는 체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비거리를 늘려서 골프를 더 잘 치고 싶다"고 말했다.
청학부(여자 1~4학년) 우승자는 충남 엄사초 4학년 최설 양이었다. 또래에 비해 큰 신장이 눈에 띄었다. 최 양은 "지금 키가 160cm다. 반에서 제일 크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초등연맹 대회에서 첫 우승이라 너무 좋다. 꿈을 꾸는 느낌이다. 대회 전에 골반이 아파서 기대를 많이 안 했는데 그동안 나선 대회 중 가장 좋은 기록이 나왔다. 위기가 있었는데 퍼팅이 잘 돼서 기록이 잘 나올 수 있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항룡부 우승자 박찬우 군은 "회장배 대회에서 우승해서 정말 기쁘고 다음 대회에서도 계속 잘 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퍼팅이 좋아진 것 같다. 샷이 좋지 않았는데 퍼팅으로 만회했다. 곧 중학교에 간다. 긴 겨울방학 기간에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실력을 끌어올리고 싶다. 중학교에 가면 대한골프협회 대회에서 잘하고 싶다. 나중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성공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불새부(여자 5~6학년)에서는 이소민 양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 양은 "안정적으로 쳐서 순위권 안에만 들자는 생각으로 왔는데 우승하게 돼서 신기하다. 토요일마다 필드에 있는 그린에서 연습을 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 또한 국가대표였다. 그는 "국가대표가 되면 해외에 나가서 경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국가대표'라는 타이틀 자체를 갖고 싶기도 하다. 아시안게임 같은 대회에서도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일요신문 골프꿈나무대잔치 제23회 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회장배 전국학생골프대회 결과
기린부(남자 1~4학년) 1위 신리오 부산 금양초 4 2위 송시원 경기 광남초 3 3위 서성원 서울 서울신구로초 4 4위 박지호 충북 양정초 4 5위 양도훈 대구 대구수창초 3
청학부(여자 1~4학년) 1위 최설 충남 엄사초 4 2위 정아인 경기 신산초 4 3위 최율 경기 무봉초 4 4위 조하은 경기 글빛초 4 5위 김혜민 부산 해원초 3
항룡부(남자 5~6학년) 1위 박찬우 대전 대전장대초 6 2위 문지원 경기 서연초 6 3위 김진호 제주 하귀일초 6 4위 전시원 경기 청덕초 6 5위 김리원 대구 대구신월초 5
불새부(여자 5~6학년) 1위 이소민 부산 금정초 6 2위 김지아 경북 나원초 6 3위 김미주 경기 슬기초 6 4위 이로운 서울 서울가동초 6 5위 한지후 경기 고덕초 6
[인터뷰] 임기 1년 차 보내는 유학송 한국초등골프연맹 회장 "선수 성장 돕는 연맹 만들겠다"
한국초등골프연맹이 유학송 회장 체제에서 첫 회장배 대회를 마무리했다.
취임 첫 회장배 대회를 치른 유학송 회장은 "매끄러운 대회 진행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진=임준선 기자9일 전남광주 보성군 보성컨트리클럽에서는 '일요신문 골프꿈나무대잔치 제23회 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회장배 전국학생골프대회'가 열렸다. 유학송 회장 취임 이후 첫 회장배 대회였다. 대회를 마친 뒤 유 회장은 "긴장도 되고 설렜는데 잘 마무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어 그는 "경기 운영 면에서 개선을 하려 노력했다. 대회를 치르다 보면 학부모님들이 이의 제기를 하시는 때가 있다.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고 매끄럽게 대회를 운영하려 노력했다"면서 "선수들에게는 점수도 점수지만 골프라는 스포츠를 하면서 정직함, 배려심 등을 가르치려 했다"고 설명했다.
2025년 12월 열린 선거를 통해 유 회장은 연맹을 이끌게 됐다. 이전까지 연맹은 장기간 강전항 전 회장 체제가 이어져 왔다. 2004년 연맹 창립 당시 수석부회장이었던 강 전 회장은 2013년부터 10년 이상 회장을 맡아왔다. 연맹으로선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유 회장은 이전까지 부회장과 후원회장 등을 역임해 초등골프연맹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었다. 그는 "처음엔 사촌 언니가 경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내가 골프를 좋아하니까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잠시 연맹을 돕다 떠날 수 있었지만 인연은 5년 이상 지속됐고 결국 회장까지 맡게 됐다. 그는 "생각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선수들이 많더라. 못 본 척 떠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우연히 강예서 선수 엄마와 가까워지게 됐다. 사정을 들어보니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적이 우수한 선수이기도 하고 정말 골프를 하고 싶어 하는 선수였다. 예서를 보면서 후원회장, 부회장 활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됐다."
중학생 선수로 아마추어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강예서 양은 유학송 회장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강예서 양과의 특별한 인연은 이번 대회에서도 지속됐다. 강 양이 후배들을 위한 부상을 보내온 것이다. 유 회장은 "먼저 연락이 왔다. 지난 3, 4월에 '뭔가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그동안의 활동 중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후배들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초등골프연맹의 재정적 열악함을 이야기했다. "연맹은 봉사 단체에 가깝다. 연맹에서 여는 8개 대회 중 4개 대회만 지원을 받고 있다. 협찬사를 늘리고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규모를 늘리려는 이유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다. 유 회장은 "돈이 들어오면 아이들을 지원하고 싶다. 대회를 열면서 선수가 부담하는 비용을 저렴하게 하고 싶지만 마냥 골프장에 부탁만 할 수는 없다. 결국 우리가 벌어서 지원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의 연계 가능성도 언급했다. "함께 대회 하나를 여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선수가 우리 초등연맹을 거쳐 성장한다. 서로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고연맹은 재정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다. 아이들에게 그린피, 캐디피 등을 내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새로운 문화 정착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성재 선수가 연맹에 1년에 1000만 원씩 기부를 해준다. 유명한 선수들이 그런 활동을 해주면 후배들도 따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예서 엄마도 그런 생각으로 이번에 골프공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엔 내가 바쁘게 움직이며 일을 해야 할 것 같다(웃음). 앞으로 임기 4년간 열심히 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