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은 국정감사장으로 번졌다. 10월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영화가 육 여사 피격 사건을 박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식으로 묘사한다며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이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도록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교육부가 일일이 간섭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7개 초·중·고교가 해당 영화의 단체 관람을 진행했거나 추진했다. 이 가운데 8개교는 관람을 마쳤고 3개교는 관람 예정이며 6개교는 계획을 취소했다. 교육계에서도 역사 왜곡 우려와 학교의 교육활동 자율성을 강조하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학교 영화 단체 관람을 둘러싼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5년 9월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영화 ‘연평해전’의 학교 단체 관람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98개 초·중·고교 학생 4만 4922명이 ‘평화·통일교육’이나 ‘나라사랑교육’ 명목으로 영화를 관람했다. 대구 지역의 관람 학생은 27개교 694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배 의원은 당시 안보교육의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평화통일을 위한 가치관 형성보다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치우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학교에서 특정 영화를 단체 관람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편향된 역사·안보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었다.
같은 해 초에는 영화 ‘국제시장’의 단체 관람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대구시교육청은 창의적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예산 1200만 원을 들여 중학생 6000여 명의 무료 관람을 지원했다. 이후 대구상공회의소에서 교육기부금 4000만 원을 받아 고등학생 4000여 명의 관람비를 추가 지원하는 등 사업을 확대했다.
이에 우리복지시민연합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구지부 등은 특정 상업영화의 관람에 학생을 동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도 초등학교 5~6학년까지 관람 지원 대상으로 거론되자 영화 관람등급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대구시교육청은 가족을 위한 희생과 나라 사랑을 되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일요신문i’에 “학교에서 막는다고 학생들이 해당 내용을 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SNS 등을 통해 편향되거나 왜곡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며 “학교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고 논쟁의 배경을 살펴보는 계기교육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