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이 마무리되면서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런데 최근 또다른 대기업에서도 ‘떡값 리스트 폭로 협박 사건’이 터져 재계를 다시 긴장시켰다.
사건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H 사 지방 사업체에서 중간간부로 근무하다 수년 전 퇴직한 J 씨는 H 사 임원에게 한 통의 이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H 사가 명절 때마다 떡값을 돌린 공무원들의 명단을 가지고 있으니 10억 원을 달라’는 것.
J 씨는 회사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여러 차례 더 보냈다. 결국 참다못한 H 사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4개월 동안 수사한 끝에 J 씨를 검거했다. J 씨는 전국 곳곳의 PC방을 옮겨 다니며 메일을 보내는 용의주도함을 보였지만 H 사에 협박전화를 걸다가 전화번호를 추적당해 지난 4월 초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 4월 24일 J 씨를 공갈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J 씨가 주장하고 있는 떡값 리스트는 “J 씨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고 J 씨가 우연히 H 사로부터 입수한 것”이라고 한다. J 씨도 경찰 조사에서 “우연히 문서를 보고는 돈을 벌 생각에 메일을 보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문건을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H 사 직원도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일 뿐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H 사는 그 문건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전혀 만든 적이 없다”며 “꿀리는 것이 있으면 우리가 먼저 신고를 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검찰은 지난 5월 1일 장 씨를 구속기소하면서 “떡값 리스트는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라고 밝혔다. 명단에 오른 공무원들이 돈을 받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장 씨도 문건만 봤을 뿐 돈이 집행됐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10억 달라’ 협박 문건 출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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