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동산고 4번 타자 출신은 달랐다.
프로야구 선수가 된 뒤에는 투수로 활동해 왔지만 류현진은 고교시절까지 4번 타자 겸 에이스 투수였다. 고교 야구에선 류현진처럼 4번 타자와 에이스 투수로 함께 활동하던 선수들이 많다. 프로로 진출한 뒤 이 가운데 더 강점이 있는 영역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놓이게 된다. 4번 타자 겸 에이스 투수 출신으로 투수가 돼 대성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류현진이라면 4번 타자 겸 에이스 투수 출신의 대표적인 타자는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삼성 라이온즈 입단 당시만 해도 투수였지만 부상 등의 이유로 1년 만에 타자로 전업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나는 동산고 4번타자 출신”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류현진은 국내 프로야구에선 투수로만 활동해 왔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스에서 활동하는 만큼 타석해도 서게 됐다. 그리고 바로 3월 24일 류현진은 첫 메이저리그 안타를 쳐냈다. 그것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사이영상 출신 투수를 상대로,
24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카고 화이트삭스 전에 LA 다저스의 선발투수로 출장한 류현진은 3회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때렸다.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화이트삭스 선발 제이크 피비와의 승부에서 깨끗한 우전안타를 때렸다. 볼카운트 2-2 상황에서 깔끔한 안타를 때려낸 것.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피비는 단연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투수다. 지난 2007시즌 19승 6패에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피비는 메이저리그 통산 120승을 거뒀다.
물론 타자보다는 투수로서의 역할에 더 집중해야 하지만 타자로서의 자질까지 선보인다면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에서 류현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류현진은 1,2회 연이어 실점했지만 그 이후에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 조건을 만족시킨 뒤 강판됐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