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소설가 이외수 씨가 거짓 해명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월 1일 오 아무개 씨(여·56)가 소설가 이외수 씨(67)를 상대로 춘천지방법원에 친자 인지 및 양육비 청구소송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에 거주하고 있는 오 씨는 “1987년 이 씨와 사이에 혼외 아이로 태어난 아들 오 아무개 군(26)에 대한 양육비를 이 씨가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며 오 군을 이 씨의 호적에 올려줄 것과 함께 그동안 밀린 양육비 2억 원을 청구했다. 오 군은 친모의 성을 따라 개명했으며 현재 대학 휴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소송과 관련해 이 씨는 지난 3월 31일 트위터를 통해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의 보도나 억측은 사실과 다릅니다. 조만간 법적 절차에 따라 원만한 해결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양측에 피해가 없도록 음해성 악플이나 억측을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 씨의 부인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송을 낸 오 씨 아들인 오 군이 20세가 될 때까지 이 씨가 양육비로 매달 50만 원씩 지급해왔다”며 “최근 6년간 연락을 끊은 오 씨가 갑자기 양육비를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88년 검찰에 구속되는 모습(왼쪽)과 당시 이 씨의 혼숙 대마초 사건 기사.
특히 이 기사에는 “검찰은 이 씨가 소설 수업을 받겠다고 찾아온 작가지망소녀들과도 여관을 전전하며 대마초를 함께 피운 사실을 밝혀내고, 이 씨와 함께 연행한 31세 오 아무개 양 등을 상대로 수사 중”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 씨에게 비판적인 일부 네티즌들은 이 게시물의 내용을 문제 삼으며 “이 씨가 과거 여자 작가 지망생들과 여관에서 혼숙하며 대마초를 피우는 등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가 20여 년 전 여관방을 전전, 문학소녀들과 대마초를 흡연, 혼숙까지 했다고 소문을 퍼뜨리는 놈들아. 그 신문 잘 봐라. 거기 나오는 여자 분들은 청소와 빨래를 담당하던 31살짜리 종업원들이고 참고인으로 동행, 20분 만에 풀려나셨다. 븅딱들”이라고 적으며 반박했다.
그런데 이번 혼외 아들 양육비 지급 소송 관련 기사가 나온 이후 몇몇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이번 소송을 제기한 56세 ‘오 씨’와 1988년 여관에서 이 씨와 함께 연행된 31세 ‘오 양’이 동일인물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성이 같고, 둘의 나이도 계산해 보니 출생연도가 1957년으로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어 한 언론에서는 오 씨와 대마초 사건 당시 이 씨를 수사한 검찰의 말을 빌려 25년 전 이 씨의 혼숙 대마초 기사에 등장하는 ‘31세 오 양’이 최근 이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오 씨와 동일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여관 종업원’이었다는 이 씨의 주장과 달리 당시 오 씨는 잡지사 기자였고, 오 씨와 이 씨 사이에는 이미 오 군이 태어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주장에 따르면 2010년 이 씨의 해명은 완벽한 거짓인 셈이다.
당시 결혼해 춘천에 살고 있던 이 씨는 서울에 올라오면 오 씨의 자택 근처 여관에서 자주 묵었다고 한다. 이 씨가 검찰에 붙잡히던 날도 오 씨는 이 씨와 함께 여관방에 있다가 같이 연행됐다. 이 씨는 그날도 대마초를 피우고 있어 구속됐지만 오 씨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가 없어 바로 풀려날 수 있었다.
논란이 된 ‘대마초 사건’ 해명 트위터 글.
이 씨의 혼숙 대마초 기사에 대한 해명이 거짓이었던 것으로 알려지자 온라인 상에서는 이 씨를 두고 수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지난 5일 1시간 동안 이 씨와 관련된 트윗이 100여 개가 올라왔다. 대부분이 이 씨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트위터의 A 씨는 “표리부동의 본보기. 누가 누구에게 지적질이냐”라고 힐난했다. B 씨는 “사실이라면 정말 실망이다. 한순간 실수라기엔 좀 심하고, 실수에 대처하는 자세도 꽝”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심지어 어떤 이는 “자기가 빠져나가려고 자기 아이까지 낳은 여자를 여관 종업원이라고 하다니. 옳은 말만 하고 힐링에 힘쓰는 멘토가 정작 자기 아이는 돌보지 않았다”라고 비꼬았다.
반면 “포기하지 말라. 절망의 이빨에 심장을 물어 뜯겨본 자만이 희망을 사냥할 자격이 있다”는 이 씨의 말을 다시 트윗에 올려 힘을 불어넣어준 트위터리안도 있었다.
이 씨는 지난 3월 31일 공식입장이 담긴 마지막 트윗을 남긴 이후 트위터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한편 이 씨는 혼외 아들 양육비 지급 소송과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해 합의를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 씨가 합의를 통한 소송 취하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재판을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쪽이 끝내 합의를 못한다면 첫 공판은 오는 16일 춘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