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기홍 장관 | ||
민주노총은 지난 8월26일 ‘한없이 초라해진 노동부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경제부처나 경찰청의 뒤켠에서 뒤치다꺼리나 하는 부처”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사실 권 장관은 지난 1월 초 두산중공업 파업사태 때 창원 현지에 내려가 적극 중재를 펼쳐 노조의 승리를 가져오게 했던 주인공이었다. 그 뒤 권 장관은 보수언론과 재계로부터 ‘친 노동자적’이라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서인지 올해 철도파업을 겪으면서 권 장관은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론 인터뷰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권 장관 정책보좌관 고성범씨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그의 의중을 살펴보았다.
─권 장관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계속 거절하는 이유는.
▲인터뷰를 거절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언론에 얘기하면 잘라서 침소봉대 내지는 왜곡하는 경우들이 자주 있었다. 앞으로도 인터뷰 안하는 기조는 계속될 것이다.
─최근 노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대해 장관의 인식은 어떤가.
▲대통령의 ‘워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히 않은 것 같다.
─대통령의 노동계 전반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은 아닌가.
▲장관도 부임부터 지금부터 일관된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데 재계로부터 ‘친노동자적이다’라고 공격받을 당시의 입장이나 정책을 한번도 철회한 적이 없다.
한편 권 장관의 ‘침묵’에 대해 권재철 청와대 노동TF팀장은 “언론에서 계속 친노동자라고 하니까 장관도 부담스러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권 팀장은 노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권 장관의 운신 폭이 좁아질 것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그런 것 전혀 없다. 장관이 잘 하시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권 장관에 대한 후한 점수와 달리 민주노총은 그에게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다음은 민주노총 한 관계자의 말.
“권 장관의 향후 노동관계 역할과 입지가 더욱 어렵게 됐다. 대통령이 저렇게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청와대 참모들도 덩달아 흔들려버리니까 권 장관이 설자리가 없다. 경제부처들도 ‘시장논리’를 내세워 권 장관을 휘두르기 때문에 그에게서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
‘침묵’에 빠진 권 장관이 내놓을 ‘히든카드’는 과연 무엇일까.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