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궐 선거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11일 한 시민이 노원구 상계동에 설치된 선거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상민 인턴기자
4·24재·보궐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1일 오후,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출정식을 가졌다. 파란 점퍼를 입고 유세차량에 오른 안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고집하던 ‘소리통’을 버리고 마이크를 들었다. 안 후보 측근은 “안철수가 진심으로 현실 정치인으로서 발을 디딘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유력 대선후보였던 안 후보는 지역 어디서나 주목받는다. 다니는 유세 현장마다 스마트폰 카메라 세례를 받거나, 사인을 요청하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안 후보는 정성스럽게 응답하며 바닥 민심을 훑어 나간다.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선거운동 전략을 택했다. 11일 출정식도 생략하고 마들역 거리 청소로 본격 유세일정을 시작했다. 허준영 캠프의 박현우 공보팀장은 “이번 선거는 지역구 보궐선거다. 지역 현안을 가지고 유권자들에게 표를 호소해야 하는 선거”라며 “안 후보 측에서 출마선언 때는 ‘중산층을 재건하겠다’고 하더니 최근에는 ‘박근혜 견제론’까지 들고 나왔다. 지역구 보궐선거는 공중전이 되면 안 된다”라고 전했다.
이에 안철수 캠프 윤태곤 공보팀장은 “우리가 ‘박근혜 견제론’을 들고 나온 게 아니라 안 후보가 국회에 들어간 이후 박근혜 정부가 잘못했을 경우 이를 지적하고 견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노원병을 전통적 야권 강세 지역으로 꼽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부터는 통합선거인명부시스템이 적용되면서 별도의 부재자 신고 없이 재·보궐 선거 지역 어느 투표소에서도 투표가 가능해졌다. 젊은 층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안철수 후보 진영에서 아예 부재자투표 홍보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다.
그러나 허준영 캠프 박현우 공보팀장은 “노원구의 특징은 다른 지역보다 직장인 출근이 빠르고 퇴근이 늦다는 것이다. 선거 시스템이 바뀌면서 이전 재·보궐선거보다 투표율이 높아질 것 같다”면서도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결과가 나와 봐야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 유세기간에 들어가자 새누리당에서도 전면전 태세를 갖췄다.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는 개별 현역 의원들에게 “현재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곳에 연고가 있는 분들은 관련 명부를 적어 당에 제출해 달라”고 했다는 것. ‘안철수 바람’에 ‘조직력’으로 맞서겠다는 심산이다.
한편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 역시 본격 선거운동이 돌입하면서 완주 의사를 밝혔다. 김지선 후보는 이미 지난 1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안 후보도 훌륭하지만, 난 온몸으로 뛰어온 사람이다. 무엇보다 노원에서 7년 살았다. 지역 파악도 안 후보보다 훨씬 낫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노원병 잠정 유권자수는 16만 2209명, 법정선거비용은 1억 7000만 원이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