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전공한 도시설계는 인문학과 관련이 깊어요.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무엇을 선호하는지 파악해야했죠. 그때 사람을 만나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그것을 정리해서 교수님 앞에서 읽어 내려갈 때 제가 하고픈 일이 뭔지 알게 됐죠.”
26세 여름,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나운서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차근차근 한 걸음씩 방송 일에 발을 내딛고 있다. 결심이 서자 곧장 케이블 방송에 뛰어들어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한 윤지연은 현재 TBS <이브닝와이드>와 한국경제TV <여의도 24시, 증시포차> 등의 진행을 맡고 있다.
“TBS 교통방송에서는 뉴스 분위기를, 한국경제TV에서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촬영하고 있어요. 프로그램들을 통해 아나운서가 정형화되지 않고 프로그램마다 변해야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죠. 정형화를 버리고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 또한 저의 색깔이라고 생각해요.”
윤지연이 일을 시작한 곳은 한국경제TV였다. 공대를 졸업한 그가 증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을까.
이에 대해 윤지연은 “초반에는 증권 지식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증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 주식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실시간으로 제가 투자한 주식상황을 확인했지만 이젠 꽤 대범해졌죠.(웃음)”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윤지연은 <여의도 24시, 증시포차>에서 밝고 편안한 진행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그녀가 가장 자신 있는 부분도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저는 낯가림이 없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촬영할 때도 방송 전에 주식 전문가들과 일적인 것보다 사적인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방송이 시작되면 이미 서로 친근한 분위기가 되었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더 편하게 녹화에 참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브레인 아나운서들의 ‘정형화’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윤지연은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케이블 채널에서 더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증권 쪽도 경험과 지식을 꾸준히 쌓아서 전문앵커로 나가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제가 부족한 부분이 뉴스 보도 같은 다소 정형화 된 것들인데 그런 것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윤지연은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조용하고 묵묵히 능력을 쌓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좋은 평을 받을 수 있게 될 거라 믿어요. 단기에 뜨는 것보다 내공을 쌓아서 저 자신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키우고 싶어요.”
글=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사진=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