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인턴 여성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피해 여성 엉덩이를 만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숙소인 워싱턴 시내 페어팩스 호텔방에 인턴 여성이 들어왔을 당시에도 팬티를 입고 있지 않은 '알몸'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 측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팀이 지난 9일 귀국한 윤 전 대변인을 조사해 이러한 내용의 진술을 받았으며 윤 전 대변인은 진술서에 자필 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윤 전 대변인이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성추행을 둘러싼 엇갈린 주장은 윤 전 대변인의 거짓말로 귀결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일 밤(현지시간) 숙소 인근 W호텔 바에서 ‘허락 없이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bed)’고 적시된 미국 경찰 보고서 내용에 대해 “30여 분 동안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나오면서 제가 그 여자 가이드(인턴)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말하고 나온 게 전부”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이튿날 오전 인턴 여성이 호텔방으로 찾아왔을 당시 옷차림에 대해서도 “노크 소리가 나 혹시 무슨 발표인가 하는 황망한 생각 속에서 얼떨결에 속옷차림으로 갔다”며 “ ‘누구세요’하며 문을 열어봤더니 그 가이드여서 ‘여기 왜 왔어, 빨리 가’ 하고 문을 닫은 것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의 이러한 성추행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청와대와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