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윤 전 대변인이 8일 오전 6시경 자신이 묵고 있던 워싱턴 페어팩스 호텔 방안에서 알몸인 상태로 피해 인턴 여성의 엉덩이를 잡아 쥔 것으로 확인돼 파문을 확산시키고 있다.
사건 직후 윤 전 대변인이 서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덜레스 공항으로 이동할때도 택시를 탄 것이 아니라 청와대 홍보라인의 지시를 받은 문화원이 관계 직원에게 지시해 윤 전 대변인을 공항에 데려다준 것으로 드러나 '청와대 은폐'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동아일보>는 13일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 및 미국 경찰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7일 밤 워싱턴 호텔 와인 바에서 인턴의 엉덩이를 만지는 1차 성추행을 한데 이어 호텔로 돌아와 자고 있던 인턴에게 전화를 걸어 “서류를 가지고 오라”며 방으로 불렀다.
인턴이 방을 찾아가자 윤 전 대변인은 이미 샤워장에서 나와 팬티를 입지 않은 알몸으로 방안을 이리저리 다니고 있었다. 이에 놀란 인턴이 방을 나가려고 하자 윤 전 대변인은 다시 인턴의 엉덩이를 잡아 쥐었다는 것이다. 인턴은 울며 뛰쳐나와 방으로 달려갔고 함께 방을 쓰던 문화원 여직원은 윤 전 대변인의 행동에 화가 나 주도적으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피해자에게서 이런 진술을 접수했지만 심각한 파장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은폐 비호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공개된 장소인 호텔 바에서 엉덩이 접촉은 경범죄에 해당하지만 밀폐된 호텔에서 그것도 알몸으로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는 것은 강간미수에 해당될 수도 있다.
소식을 접한 청와대 행정관과 문화원장 등이 피해 인턴이 묵고 있는 방을 찾아가 사과를 하려 했지만 이들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여직원은 문 안에서 경찰에 신고한 뒤 사직 의사를 밝히고 이후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이미 정상회담 진행 과정에서 문화원 직원들과 인턴들은 서울에서 온 손님들의 부당한 행태에 집단적으로 심한 반발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 불똥이 급기야 청와대로 튀고 있는 형국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