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지하 1층 허름한 바에 도착해서 거기서 30분 동안 아주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히며 운전기사가 함께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이어지는 증언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2시간 넘게 바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과 동석했던 운전기사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2시간여 동안 술을 마셨다. ‘술 다 드시고 전화해라, 그러면 내가 호텔 앞으로 차를 가지고 오겠다’고 했다. 그래서 한 10분인가 있다가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현지의 바텐더도 윤 전 대변인이 바에 2시간가량 머물렀음을 인정했다. ‘30분 동안’이라는 윤 전 대변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어 윤 전 대변인은 “좋은 시간 보내다가 나오면서 제가 여자가이드의 허리를 한 차례 툭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을 하고 나온 게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이를 스스로 ‘문화의 차이’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내용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 조사에서는 피해 인턴 여성의 “엉덩이를 만졌다”, “(호텔방에서 마주쳤을 때)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자필 서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 또한 현지 경찰에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bed)”고 진술한 바 있다.
윤 전 대변인은 물의를 일으킨 7~8일(미국시간)에 대해서도 “내일 일정이 너무너무 중요하니 아침에 모닝콜을 잊지 말고 넣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또한 윤 전 대변인이 밤새워 술을 마셨다는 정황과 복수의 증언이 나타나면서 거짓말로 드러났다. 윤 전 대변인이 같은 날 새벽 숙소 2층에 자리한 임시 행정실에서 현지 요원 등과 술자리를 가진 뒤 오전 3시께 호텔을 나갔으며 다시 2시간여 후에 만취한 상태로 돌아오는 모습이 일부 취재진에 의해 목격된 것.
‘청와대 귀국 종용 의혹’도 공방 중이다. 윤 전 대변인이 자신의 귀국은 상관인 이남기 홍보수석의 지시로 이루어 졌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이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제가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입니까. 그럴 수가 없습니다. 제가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습니다”고 하자 이남기 홍보수석이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놨으니 핸드캐리 짐을 찾아서 내가 머물고 있는 윌러드호텔에서 가방을 받아서 나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남기 홍보수석은 윤 전 대변인을 영빈관 앞에서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본인의 결정이다. 귀국하는 게 좋다, 이런 얘기는 한 적이 없다. 선임행정관 등 스태프들과 논의를 하라고 말한 기억은 있다”고 반박했다. 전광삼 선임행정관도 “현지에서 조사를 받는 방법이 있고 한국에 귀국해 조사받을 수도 있으니 선택을 하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윤 전 대변인의 주장을 부인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