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회장이 최근 서울 한남동 자택을 이웃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돈의 사용처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하고 있다. 윤 회장과 이 회장은 한남동에서 골목길을 사이에 둔 ‘이웃사촌’이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지난 1월 윤 회장은 웅진홀딩스의 회생을 위해 400억 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기로 밝힌 바 있다. 윤 회장 일가의 코웨이·웅진케미칼·웅진식품 등의 지분을 매각한 후 채무와 세금 등을 제외한 액수가 400억 원가량 된다는 것. 그런데 갑자기 자택까지 매각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남동 자택은 윤 회장에게 하나 남은 재산이다. 대지면적 1104.1㎡, 건물 연면적 340.72㎡의 단독주택인 이 집의 평가가치는 약 100억 원. 이명희 회장이 매입한 가격도 이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집을 산 이명희 회장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부사장 등 이 회장 일가가 한남동에 이미 다수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한남동에 ‘신세계타운’을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한남동 일대는 주택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 데다 아파트처럼 매매가격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사고팔기가 매우 힘들다”며 “윤 회장 측이 먼저 제의해왔고 이 회장께서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남동은 타운을 조성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라며 “이 회장과 윤 회장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개인적인 매매여서 회사로서는 정확히 알지 못하며 회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