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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최근 들어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홍정욱 전 새누리당 의원이다. 정계 안팎에서는 안철수 진영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시장과 대항할 준마로 홍 전 의원을 점찍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만큼 그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홍정욱 전 의원은 정계 등장과 함께 차세대 유력 대권주자 감으로 점쳐진 재목이다. 서울시장직은 민선 이후 대선후보로 나아가는 길목으로 통한다. 조순, 고건, 이명박, 오세훈 등 전 서울시장들은 실제 대선에 나서 당선됐거나, 최소한 유력한 대선 후보군으로 발돋움했다. 오죽했으면 기자와 만난 한 광역자치단체장은 “지방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 봤자, 결국 스포트라이트는 죄다 서울시장 몫”이라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차세대 유력 대권주자 감으로 통하는 홍 전 의원 입장에서도 탐날 수밖에 없는 자리다.
최근 들어서는 더욱 구체적인 얘기까지 오가고 있다. 안철수 진영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홍 전 의원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사실 이러한 소문은 낯선 얘기가 아니다. 이미 지난해 안철수 의원이 대선 도전을 선언했을 당시 김성식 전 의원의 영입과 함께 홍 전 의원의 합류도 점쳐졌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다시금 김성식 전 의원의 ‘라인’을 통해 영입 시도가 관측되고 있는 것이다.
<일요신문>은 지난 30일, 소문의 근원을 확인하기 위해 김성식 전 의원에게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현재는 언론과 접촉하지 않고 있으니 이해해 달라”면서 “차차 통화하자”고 답변을 피했다.
정치컨설턴트 이재관 마레컴 대표는 “만약 안철수 진영에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낸다면 홍정욱 전 의원 이상의 카드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만, 조직 면에서 초선 커리어라는 약점을 갖고 있는 홍정욱 전 의원 입장에서도 안철수 진영 합류를 통한 새로운 길 모색은 나쁘지 않다.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물론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홍 전 의원은 놓칠 수 없는 카드다. 현재 당내에서는 진영 복지부 장관, 나경원 전 의원 등 후보군이 형성돼 있지만, 현직 프리미엄에다 대중적 인지도까지 겸비한 박원순 현 시장과 맞붙기엔 뭔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역시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전 의원 영입에 대해 “정치권에서의 인사 영입은 살아있는 생물이라 뭐든지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치컨설턴트 김능구 이윈컴 대표는 이러한 사정 속에 앞서의 이재관 대표와는 전혀 다른 관측을 내놨다. 그는 “홍정욱 전 의원이 향후 대권을 노린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얘기다. 분명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라면서도 “하지만, 안철수 진영에서는 지난 과거 박원순 시장과의 관계가 있다.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면 후보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홍 전 의원의 경쟁력이 아직은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홍 전 의원으로서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나오더라도 기존의 소속인 새누리당의 후보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홍정욱 본인의 마음이다. 현재까지 홍 전 의원 측은 최근 정계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안철수 진영과의 접촉설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무척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안철수 의원과는 일면식도 없었으며, 이러한 소문 자체가 안철수 진영 측에서 본인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홍 전 의원은 지난 총선 불출마 이후에도 지금까지 새누리당 당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 전 의원은 현재 지난해 세운 사단법인 ‘올재’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 외부에선 벌써부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하고 있기는 하지만, 본인은 실제 어떤 준비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게 홍 전 의원 측의 설명이다.
정계 안팎에서는 ‘이미 공은 홍정욱 전 의원에게 넘어갔다’고 보고 있다. 박원순 대항마로 급부상 중인 홍 전 의원은 현재 1년이라는 시간을 앞두고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셈이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