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모님이 연루된 '공기총 청부 살해사건'과 관련해 피해 여대생 후배인 이화여대생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3일 이화여대 동문 커뮤니티 ‘이화이언’은 일간지 1면에 광고를 싣고 “2002년,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던 스물세 살의 법학도가 공기총 청부 살인으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면서 “우리는 허위 진단서와 형 집행 정지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화이언은 “가해자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병원 특실에서 호의호식하고 있었다”며 “대한민국에서 더는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용납되지 않길 바란다. 모두가 법 앞에서 평등하게 심판받는 그 날까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2002년 벌어진 ‘공기총 청부살해’ 사건을 다뤄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사건은 한 중견기업 회장의 전 부인인 윤 아무개 씨가 자신의 사위와 사위의 이종사촌 하지혜 씨의 관계를 불륜으로 의심해 하 씨를 청부 살해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무기징역을 받은 윤 씨는 수감기간 유방암 등을 이유로 40여 차례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호화병실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피해 여대생 모교인 이화여대 교내 커뮤니티에 피해 여성을 추모하고 사건의 교훈을 담은 광고를 내자는 제안이 나왔다.
자발적으로 모인 재학생 및 졸업생 6~7명이 계좌를 개설해 광고 제작 등을 진행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진행된 1차 모금에는 이대생 1500여 명이 2800만 원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생들은 모교 재학생 및 졸업생은 물론, 일반인까지 참가하는 2차 모금을 실시해 지하철과 버스 광고도 게재할 예정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