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시중은행에서 1억 원짜리 수표를 100억 원짜리 위조수표로 변조해 현금으로 인출한 사기사건이 발생했다.
26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수원KB국민은행 정자동지점에서 최 아무개 씨(61)가 100억 원짜리 자기앞수표표를 제시하고 법인 명의 계좌로 50억 원씩 이체를 의뢰했다.
최 씨는 자신이 1월 서울 동역삼지점에서 발급받은 1억 150만 원짜리 수표의 발행번호와 금액을 100억 원짜리 수표로 변조했다. 최 씨의 위조수표는 감별기 판독을 거쳤지만 위조 여부가 발각되지 않았다.
최 씨는 시중 은행계좌 2곳으로 50억 원씩 돈을 분산 이체하고, 이체된 돈은 공범 김 아무개 씨(42) 등 7명에 의해 서울 명동과 연지동 등 은행 창구에서 수십여 개의 계좌로 다시 분산 이체된 뒤 전액 인출됐다.
경찰 조사결과 최 씨는 대부업자 박 아무개 씨(42)로부터 '회사를 인수하려고 하는데 자금력을 증명하기 위해 고액의 수표가 필요하다'며 수표를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최 씨는 박 씨로부터 건네받은 100억 원짜리 수표를 자신이 가진 1억 원 수표에 일련번호만 위조하는 수법으로 수표를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의 사기행각은 대부업자 박 씨가 은행에 100억 원짜리 진짜 수표를 제시했다가 이미 돈이 인출된 수표라며 지급 거절을 당하면서 밝혀졌다.
주범 최 씨는 사기 등 전과 3범으로 사건 발생 당시 서울 북부지검과 남대문경찰서에서 사기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있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검거한 7명 외에도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주범을 체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