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가박스 코엑스점. | ||
한화그룹의 인수 능력은 충분하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준비했던 노하우와 인력, 자금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 6조~7조 원에 달하던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메가박스는 2800억 원 대에서 인수가 가능할 듯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매물인 셈이다.
한화는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영화 공연 미술전시 등 문화사업에 눈을 돌렸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핸드폰>은 한화 계열 광고대행사 한컴이 5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것으로, 문화 콘텐츠 사업에 쏟는 한화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 영화 제작에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동관 씨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의 문화사업 육성이 후계자로 유력한 김동관 씨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화의 문화 콘텐츠 사업 육성과 김동관 씨의 연관성은 계열사들의 지분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영화 제작 참여와 공연 등 한화그룹의 문화 콘텐츠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컴의 최대주주(지분율 69.87%)는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한화에스앤씨(S&C). 이 회사는 김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소유하고 있는데 최대주주는 큰형 김동관 씨(50%)다. 결국 김동관 씨가 한컴의 실질적 소유자인 셈이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
한편 오리온그룹 계열이던 메가박스는 지난 2000년 5월 코엑스점을 시작으로 멀티플렉스 영화관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대부분의 극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멤버십 서비스와 영화제 개최는 메가박스가 도입한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일반화한 것. 그러나 CGV와 롯데시네마가 상영관을 늘려가면서 메가박스의 수익성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오리온그룹은 결국 지난 2007년 메가박스 지분 97%가량을 2800억 원에 호주계 맥쿼리에 매각했다. 이후 SK네트웍스가 메가박스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맥쿼리의 인수가보다 훨씬 낮은 금액을 제시해 인수협상은 지난 10월 최종 무산됐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정유진 인턴기자 kkyy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