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 설명을 듣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이 가운데 핵심 거점지 마곡지구가 9월 착공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 ||
물론 이 같은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집값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경의선 복선화,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등이 개통됐지만 집값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집값이 내린 곳이 있다는 점에서도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역들도 주거 쾌적성, 편리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집값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변수라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내년 서울지역에서 주목할 개발 호재 지역은 어디가 있을까.
강서구 마곡지구는 오래 전부터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미개발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곡지구는 지난 9월 사업 착공에 들어갔다. 2012년부터 입주를 시작해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개발이 진행되는 곳이다. 마곡지구에는 우선 2012년까지 1만 1353가구의 공동주택이 들어선다. 또 한강과 마곡 워터프론트(수변도시)의 물길을 단지 안으로 끌어와 환경친화형으로 조성하겠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마곡지구가 주목 받는 데는 입지와 교통이 갖춰진 상황에서 서울시가 구상 중인 개발계획이 여타 지역을 압도할 만큼 탁월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곳에 정보기술 생명공학 나노기술이 결합된 매머드급 첨단 융합기술 연구개발 단지로 건설하는 내용의 ‘마곡 R&D시티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이를 위해 이곳에 입주할 국내 기업에 세제·금융혜택을 주고, 해외기업에는 파격적인 법인·소득세 등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물론 현재는 밑그림만 그려진 상황이어서 서울시의 계획이 모두 실현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인천공항 김포공항의 관문이라는 입지와 교통여건에, 서울시의 개발 계획까지 더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울시내에서 이곳만큼 주목할 만한 곳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이 설명이다.
▲ 서울의 마지막 미개발지 마곡지구 건축계획. 서울시는 최근 마곡 R&D시티 계획을 확정했다. | ||
그 이후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에게는 중형 아파트 입주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지금 아파트를 사 봐야 마곡지구 내 새 중형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이주 대책 기준일 이후 아파트를 취득해 보상 계약 시점까지 계속 보유하면서 거주한 1주택자에게는 소형 아파트(전용 60㎡ 이하)를 일반 분양가 수준에서 분양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보상만 받고 입주권은 못 받는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마곡지구 개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아파트를 찾는 게 투자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선 마곡 워터프론트 초입에 위치해 한강과 맞닿는 마곡 벽산, 금호 어울림, 마곡 푸르지오, 내발산 아이파크 등을 수혜 단지로 꼽고 있다. 현재 마곡 벽산 105㎡의 경우 최근 1000만~1500만 원이 오른 4억 2000만~5억 원을 기록 중이고, 내발산동 수명산파크 4단지 84㎡는 5억 원 안팎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올해 서울시가 내놓는 프로젝트 중 주목을 끈 것이 르네상스 사업이다.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 동북권 르네상스, 서남권 르네상스 등을 발표해 지역 개발 특성화 전략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내년에 ‘서북권 르네상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다. 서북권은 마포·서대문·은평지구를 의미하는 곳으로 이들 지역은 일부를 제외하고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지난 9월부터 서북부 지역 개발 계획을 담은 서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수립, 내년 초에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북권 르네상스는 이미 해당 지역에서 기존에 추진되던 개발 사업을 묶어 체계화하고 새로운 사업을 일부 추가하는 형식으로 구성될 듯하다. 이 가운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곳이 구파발 역세권과 현재 국립보건원이 위치하고 있는 녹번·불광동 일대 개발지다. 현재 서울시 소유 부지인 국립보건원은 충북 오송으로 이전이 확정된 상태다. 서울시는 이곳에 40층 이상 주상복합 오피스 상가 등이 들어서는 복합개발을 추진하고 일부 시프트(장기전세주택)를 공급하는 방안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평·서대문 일대에 40층 이상 고층 오피스 주상복합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불광동 일원이 이 지역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불광동 북한산 현대 홈타운, 삼성 래미안을 비롯해 불광 4구역, 5구역, 7구역 등 재개발 사업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서울지역 내 낙후된 공장지역도 눈여겨볼 곳이다. 서울시는 올해 준공업지역에 대한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다. 그동안 준공업지역은 소규모 공장과 노후 주택·상업시설들이 혼재돼 있어 개발에서 소외돼 왔지만 서울시가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지분 및 아파트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번 준공업지 개발 방안에 따라 가장 주목받는 곳은 서울 서남권이다. 서울시내 준공업지역의 80%가 서남권에 밀집돼 있어 이번 개발계획의 최대 수혜지역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 영등포 문래동, 구로 신도림동 등 준공업지역 대부분은 낡은 공장이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영세한 업체들이 산재해 있어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우선 금천구 가산동, 영등포구 문래동, 구로구 신도림동, 성동구 성수동 등 4개 지역을 우선 정비대상으로 지정하고 시범적으로 개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같은 준공업지라도 입지와 제반 여건에 따라 개발 유형이 달라 이에 대한 꼼꼼한 확인이 필수적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시가 우선정비대상구역으로 지정한 4곳 중 문래동과 신도림동은 산업과 주거시설을 비슷한 비율로 섞는 산업정비형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산업과 주거시설이 분리 개발될 계획이라 투자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주거부지 용적률이 250%에서 300%로 완화되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 수준에서 장기전세주택도 들어선다.
이밖에 성동구 성수동2가도 개발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로의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성수지구와 가까워 동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다만 개발 기대감에 이 일대 지가(아파트형 공장부지)는 3.3㎡당 2000만 원대에 달한다는 게 부담이다.
성수2가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성수지구 내 다세대 지분이 3.3㎡당 최고 8000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감안하면 준공업지 내 지분값은 상승세가 미미한 수준”이라며 “개발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나오면 한풀 꺾인 거래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진섭 이데일리 기자 yj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