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모르게 이쪽 애들 가운데 소위 꽃뱀들이 좀 있었다. 남자 연예인들이 그런 애들한테 얽혀 몇 천만 원씩 주고 사건을 무마한 경우가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몇 개는 된다. 이제 그런 일은 사라질 것 같다. 잘못 건드렸다가 무고죄로 쇠고랑 찰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연예인의 경우 유흥업소를 찾아도 좀처럼 2차는 나가지 않는다. 자칫 말이 새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굳이 돈을 주지 않아도 파트너와 하룻밤 정도는 같이 잘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멋진 외모의 인기 좋은 연예인이 “난 오늘 너랑 있고 싶은데 같이 2차 나가면 괜히 소문난다. 딴 데 가서 한 잔 더 하고 있을 테니 얼른 일 정리하고 연락해라”고 말하는데 이를 거부할 접대여성은 많지 않다. 물론 여기서 남자 연예인이란, 앞서 밝혔듯 잘생기고 인기 좋은 스타급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다. 이 카페 여사장은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연예인이라고 마냥 좋아서 나가는 애들도 있지만 오히려 목돈을 노리고 접근하는 애들도 있다. 그렇게 나가서 같이 하룻밤을 보낸 뒤 경찰에 성폭행 당했다고 고소하면 연예인은 그 사실이 기사화되기 전에 큰돈을 줘서라도 합의하려 한다. 정말 손쉽게 돈 버는 방법일 수 있었다. 만약 가게를 통해 2차를 나가면 조금 소문이 날 수 있고 돈도 들지만 뒤탈은 없다. 연예인들의 지나친 자신감과 절약정신이 괜한 화를 부르곤 한다.”
반대의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순진한 접대여성이 남자 연예인의 꾐에 빠져 정말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 줄 알고 하룻밤을 보냈는데 다음 날 그 남자 연예인이 그냥 하룻밤, 그러니까 공짜 2차를 원한 것일 뿐임을 깨닫고 화가 나서 고소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 물론 이런 경우도 연예인의 해결책은 거액의 합의금을 제시하며 소를 취하시키는 것이었다.
연예인을 노리는 꽃뱀이 유흥업소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사례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그 접대여성이 목돈을 벌 수 있을지라도 소문이 나면 더 이상 유흥업계 일을 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밖으로 나간다.
연예인이 꽃뱀에 당하는 사건이 가장 많이 벌어졌던 장소는 바로 클럽이다. 클럽에서 쭉쭉빵빵한 미모의 여성이 먼저 다가와 은연중에 뜨거운 밤을 유혹할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남자 연예인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그렇게 이뤄진 하룻밤의 대가가 성폭행 피소를 당하고 인한 거액을 뜯기며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개그맨들의 매니지먼트를 주로 해온 한 매니저는 특히 개그맨이나 방송인들이 이들의 표적이 되곤 한다고 설명한다.
“사실 연예인이긴 하지만 외모가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거나, 이제는 한물간 연예인들이 유혹에 약하다. 한참 잘나가는 꽃미남 스타들이야 그런 유혹이 워낙 빈번해 조심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연예인들은 그런 유혹을 자신의 인기와 존재감을 확인하는 계기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한때 개그맨들이 자주 가는 한 나이트클럽에서 같은 여성에게 개그맨 둘이 연이어 고소당한 일이 있었다. 전문적인 꽃뱀인 거 같은데 알고 보니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접대여성이었다. 순진한 개그맨들이 완벽하게 당한 것이다.”
앞서의 카페 여사장 역시 비슷한 얘길 들려줬다. 돈은 급한데 더 이상 마이킹(유흥업소에서 접대비를 선불로 받는 것으로 유흥업소 종사자에게 특화된 형태의 대출을 의미한다)이 힘든 접대여성들이 클럽 등에서 연예인을 낚으려 어슬렁거린다는 것.
“여기서 일하다 보면 그런 얘길 종종 들어요. 어느 가게의 누가 연예인 하나 제대로 엮어서 하룻밤에 5000만 원을 벌었다느니 하는 얘기죠. 그런 얘길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클럽 같은 데를 찾는 애들이 있었죠.”
그렇지만 이제 지난날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친고죄가 사라지면서 한 번 성범죄 고소가 이뤄지면 중간에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동안은 꽃뱀들에게 연예인이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성범죄로 고소당한 것이 매스컴에 알려지면 유무죄를 따질 겨를도 없이 연예계 생활이 끝장날 수도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연예인들에게 이번 친고죄 폐지는 반가운 소식이다.
반면 제대로 걸리면 연예인에게도 히든카드가 사라진 셈이다. 꽃뱀에 당한 것이 아닌 실제로 성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의 경우 아무리 돈이 많을지라도 이젠 합의금으로 사건을 무마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