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하는 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그냥 시키는 대로 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왜 울고 웃어야 하는지 몰랐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생각이 들었고 그런 모습이 싫어서 제가 나오는 TV는 안 봤어요. <매직키드 마수리> 때도 그랬죠.”
정인선은 중학교 2학년 사춘기를 맞았을 때부터 활동을 쉬었다. 그는 방학 때 방에 틀어박혀 하루에 영화를 3~4편씩 보기도 하고 틈틈이 여행이나 사진을 찍으러 다니며 경험을 쌓으려 노력했다. 사실 연기를 그만둔 것이 아니라 연기에 대한 ‘정체성’을 찾기 위해 휴식기를 가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영화 <무서운 이야기2> 두 번째 에피소드 ‘사고’의 포스터. 왼쪽부터 김슬기, 백진희, 정인선.
처음 공포영화에 도전한 정인선은 “정말 재밌었어요. 피를 묻히고 예쁘지 않게 나온 내 모습을 보는 것도 신선했고요. 처음에는 단조로운 연기인 줄 알았지만 상황에 따라 연기를 조절해야 하는 묘미가 있었어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 연기자 말고 다른 꿈은 없었을까. 정인선은 “연기를 쉬고 학교 공부를 하면서 심리학과 영화학에 관심이 갔어요. 그쪽으로도 갈까했지만 연기보다는 부수적인 부분이었죠. 때가 되면 다시 공부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유치원 때 오빠를 따라가 등록한 연기학원에서부터 인연이 시작된 배우의 길이 이제는 그에게 떼어낼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됐다. 정인선은 현재 영화를 끝내고 케이블채널 tvN <빠스껫 볼> 녹화 준비에 한창이다.
“어릴 때는 제게 ‘아역’이라는 것 빼면 가진 게 없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저를 ‘완성’시키는 게 연기인 것 같아요. 살아오면서 만났던 사람들과 경험, 감정들을 모두 제 안의 보물 상자 안에 넣어놨어요. 이제 하나씩 꺼내서 보여드릴게요.”
글=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