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시인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단 한 편도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겠다. 맹세한다”라고 글을 올렸다.
절필을 선언한 안도현 시인.
이어 “나 같은 시인 하나가 시 안 써도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만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안 시인은 지난 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절필을 선언한 이유에 대해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그 가치를 눈속임하는 일들이 매일 터져 나오고 있다. 박근헤 정부를 바라보는 심정은 '참담' 그 자체”라면서 “30년 넘게 시를 써왔고 10권의 시집을 냈지만 현실을 타개해 나갈 능력이 없는 시, 나 하나도 감동시키지 못하는 시 를 오래 붙들고 앉아 있는 것이 괴롭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불의가 횡행하는 참담한 시절에는 쓰지 않는 행위도 현실에 참여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안 시인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지난해 12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소장하거나 유묵 도난에 관여됐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오는 11일 첫 공판이 예정돼 있다.
안 시인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면서 등단해, 현재 우석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