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과외제자 살해 사건, “공범 2명 더 있다” 충격

[일요신문] 동거하며 공부를 가르치던 10대 제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혀 숨지게 한 '인천 과외제자 살인사건'에 공범이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7일 인천지검 형사3부(이헌상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지난달 25일 구속 기소한 과외교사 A 씨(여․29)외 2명을 추가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6월 26일 오후 3시께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한 원룸에서 함께 살며 공부를 가르치던 B 군(17)을 둔기로 수차례 때리고 끓는 물을 끼얹어 화상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 군은 심각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으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흘간 방치되다 같은 달 29일 오전 4시께 원룸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졌다.

A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으나 공범이 있다는 사실에는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조사 결과 A 씨와 함께 친구 C 씨 등 2명도 '검정고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B 군을 수십 차례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 A 씨는 질투심 때문이라며 범행 동기를 밝혔으나 이 역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C 씨와 함께 강릉의 한 고교로 교생실습을 갔다 B 군을 알게 됐다. B 군과 C 씨는 교생 선생님과 제자 사이였으나 서로 호감을 느껴 교제를 했고 성관계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습이 끝난 뒤 인천으로 돌아온 C 씨는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A 씨에게 'B 군과 함께 지내며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B 군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자 A 씨와 C 씨는 벨트와 골프채 등으로 번갈아 가며 폭행했고 C 씨의 전 남자친구인 D 씨(29)까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사건 발 생 이후 C 씨와 D 씨가 사흘간 A 씨의 원룸을 드나들었음에도 화상을 입은 B 군을 방치한 점을 의심해 이들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복원해 범행 가담 사실을 밝혀냈다.

A 씨는 “친구가 B 군을 데리고 지내면서 검정고시에 합격할 때까지만 공부를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같이 지내는 게 불편해 B 군이 빨리 합격하길 바랐는데 실력이 늘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C 씨는 검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박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