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소비자에겐 인하효과가 미미했다. 원유가에 연동되는 기름값의 가격구조에서 고정비용이나 마찬가지인 세금을 그냥 놔둔 채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을 줄인다고 해결될 게 아니었다. 정유사들은 당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50% 감소했다. 꼬박꼬박 세금을 걷어가는 정부를 제외하곤 득을 본 쪽이 없었다.
당시 기름값을 잡겠다며 거세게 몰아붙였던 정책수단들도 대부분 ‘실패’로 결말이 났다. 석유수입제품에 대한 할당관세 3% 면제혜택, 타사제품이나 수입품을 섞어서 판매할 수 있는 석유혼합판매제도 등은 올해 상반기에 모두 종료됐다. ‘알뜰주유소’가 남아 있는데 여전히 지속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결국 달라진 것은 없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운 셈이 됐다.
박웅채 언론인